▶ 한은 긴축 예고에 비상
▶ 4대은행 연체율 0.53%로 상승세
▶ 지방은행도 1.46%로 악화일로
▶ 대출금리가 0.25%P 오를 경우 자영업자 이자부담 1.8조 늘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취약 차주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같은 일부 업종은 상황이 좋지만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부동산 경기 둔화가 겹쳐 이미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추산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국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1조8,000억원 증가한다. 자영업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평균 55만원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2회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올해만 이자 부담이 3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2% 중반 수준의 성장과 물가 흐름을 고려하면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두 번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 전망 조정이 이뤄지면 시장금리 수준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등으로 중기·자영업자 연체율이 높아진 상태라는 것이다. 올해 3월 말 현재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중기·자영업자 연체액은 3조15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4,86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 연체율(단순 평균)도 0.45%에서 0.53%로 큰 폭 상승했다. 지난해 3월(0.49%) 대비로도 연체율이 높은 수준이다.
지역 중기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 연체율은 더 심각하다. 올 3월 말 기준 국내 4개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의 중기 대출 연체율(단순 평균)은 지난해 3월 말 1.07%에서 올해 3월 말 1.46%로 1년 만에 0.39%포인트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말(1.25%) 대비로도 상승 추세다.
정부의 부동산 억제책에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 대출금리도 이미 크게 올랐다. 올해 3월 예금은행의 신규 주담대 평균금리는 4.34%로 2023년 11월(4.48%)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10월(3.98%)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한 결과다. 한은 내부에서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3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가계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오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615%로 연고점이었던 3월 23일(연 3.617%) 수준에 근접했다.
카드사 같은 일부 금융사들은 시중금리 상승에 카드론 금리를 높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3월 말 국내 8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76%로 전월(13.64%) 대비 0.12%포인트 올랐다.
회사채 발행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카드론 이자 등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표면적인 이익은 양호한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물가 등 거시 리스크와 함께 부실채권 증가 등 건전성 우려 요인이 크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경기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세밀한 거시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물가 상승 압력이 높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도 금리 인상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 시 연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방 부동산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지역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적절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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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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