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 가는 가을, 한인 화가들의 화려한 외출이 시작된다.
맨하탄의 뉴욕한국문화원 갤러리 코리아와 통인 화랑 등 뉴욕 여러 곳에서 한인 작가들의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 문화원 갤러리 코리아에서는 오는 11월15일까지 라진, 이은주씨 등 한인 작가 2인이 미국 작가 바바라 엘멘, 안토니오 디 지울리오, 자비에르 캠브르, 이반 리드, 린든 콜라인과 함께 ‘사각형’(4 Square)을 타이틀로 한 7인 그룹전에 참여하고 있다.

작가들은 직선과 직각을 특징으로 구성한 회화 작품과 조각 작품을 전시 중인데 라진씨는 사각형의 나무조각으로, 이은주씨는 사각형의 마분지를 사용, 일관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 장소는 460 Park Avenue, 6층. 한국의 도예가 서국진씨는 11월 1일부터 29일까지 뉴욕 통인화랑 (16West 32nd Street Suite 503)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통인화랑의 두 번째 초대전인 이번 전시에서 서 도예가는 1989년 첫 개인전에서부터 계속 화두로 잡고 작업해온 연리문에 대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연리문이란 종류가 서로 다른 점토, 즉 백자 점토, 청자 점토, 그리고 철분과 불순물이 함유된 점토 등을 반죽이나 절단하여 재결합 등의 방법으로 혼합하여 만드는 기물을 말한다. 이전 전시에서는 사각형의 형태에
녹아 있는 연리문 자기를 감상할 수 있다.

서양화가 이여란씨는 한국의 옷이나 보자기, 연, 종이 새 등을 소재로 작가 자신의 뿌리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낸 회화작품을 보여주는 개인전을 26일부터 11월2일까지 소호의 월터 윅키서 갤러리(568 Broadway)에서 연다.

’집으로 가는 길’(Road Home)을 타이틀로 한 이 전시에서 이씨는 모래를 써보기도 하고 깊고 오래된 맛을 위해 여러 겹의 색을 덧칠, 빛을 통
과한 색유리의 강렬한 빛을 부분적으로 넣음으로써 색과 빛, 생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다.

이화여대를 졸업, 브루클린 프랫 인스티튜트 재학 중이다. 1996년 뉴욕시 오픈 스튜디오 미술공모전 수상작가인 그는 이번에 9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오프닝 리셉션 26일 오후 6∼8시.

도예가 이흥복, 서양화가 정석희, 조각가 이운주씨는 25일부터 11월15일까지 스페이스 월드 갤러리(38-42 9th St., L.I.C.)에서 ‘시각과 형상’을 타이틀로 3인작가 개인전을 갖는다.

창조적 조형 세계를 추구하고 있는 도예가 이흥복씨는 이번 개인전에서 처음과 끝이 만나고 시작과 끝이 없으면서도 모든 것이 충족되는 원 속에서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이미지화 한 ‘삶과 만남’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출품한다. 서양화자 정석희씨는 ‘소파’(Sofa), ‘지금까지’(So far)를 테마로 한 대작 6점을 포함, 중·소품 등 모두 20 여점을 전시한다.

정씨는 7년 가량 이민살이를 해오면서 느낀 자신의 삶의 체험들을 시·공간의 공간개념을 동시에 안고 있는 소파라는 오브제에 대입시켜 이를 형상화시킨 작품들을 보여준다.

조각가 이씨는 초기작품 활동은 주로 돌과 청동, 찰흙 등을 소재로 했지만 이번 개인전에서는 동양의 음양 사상에 바탕을 둔 조소작품들을 출품한다. O.K 해리스 갤러리 전속작가인 이씨는 이번에 벽 설치 조각전시를 통해 미 주류화단의 인정을 받고 있는 작품세계를 나타낸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