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신발을 신기 전에 거짓말은 지구를 반 바퀴 돈다.”
미국의 저명한 작가요, 유머리스트인 마크 트웨인이 얘기한 것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이 즐겨 쓴다. 힐러리 클린턴은 몇년 전 이것을 과장하여 “요즈음은 진실이 침대에서 일어나 신발도 찾기 전에 거짓말은 지구를 두 바퀴나 돈다”라고 기자들에게 얘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일대의 샤피로 교수를 비롯한 마크 트웨인 전문가들이 아무리 조사해도 그가 이 말을 한 기록이 없다. 결국 인용 전문서적과 전문가들의 조사에 따르면 이 말은 현대판 트웨인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침례교 목사인 찰스 스퍼전이 한 것이었다. 정확한 문장은 “진실이 신발을 신는 동안 거짓말은 지구를 한바퀴 돈다”이다.
컴퓨터의 인터넷에 나오는 수많은 자료와 정보 중에 이 트웨인 에피소드는 엉터리 정보나 잘못된 자료들이 적지 않다. 문제는 이들 거짓 또는 부정확한 정보들이 주류 언론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학생들과 일반인들도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있다.
내셔널 저널(National Journal)지의 칼 캐넌 기자가 예시한 케이스 가운데 두어 개만 살펴보자. 2000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권위 있는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와 유명 칼럼니스트 앤 랜더즈는 엉터리 웹사이트에 나오는 역사적 기록을 그대로 인용 보도하여 말썽이 되었다. 주요 내용은 이렇다.
“독립 선언서에 서명한 56명의 애국자들 가운데 5명은 영국군에 잡혀서 고문당한 뒤 죽었고, 12명은 그들의 집을 습격, 방화했고, 9명은 독립전쟁에 참가, 부상당한 뒤 고통 속에 죽었다…”
그러나 사실은 아무도 영국군에 잡히지도 않았고 독립전쟁에 참가해서 부상을 입은 서명자는 단 2명뿐이었다. 인터넷 정보는 토마스 매킨, 서명자는 굶주림이 그 보상이었다고 했으나, 실제로 그는 후에 펜실베니아 주지사가 되었고 풍족한 노후를 보냈다.
하여튼 이런 엉터리 인터넷 정보는 대학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학생들이 인터넷 정보를 여과 없이 인용, 논문 연구에 쓰고 있는 경우가 있다. 연구 논문을 쓸 때 인터넷 정보의 분명한 소스를 조사하고 도서관의 학술서적과 전문지, 전문 연구기관의 보고서 등을 주로 사용하거나 서로 비교하라고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은 빠르고 편리하게 갖가지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부정확하거나 전혀 거짓말인 자료도 많다. 누구나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무슨 얘기나 가십이나 욕설이나, 음란물 등을 내보낼 수 있다. 어떤 정보이던 한 사람이 한번에 10명에게 내보내고, 또 이 10명이 또 다른 10명에 내 보내기를 9번만 반복해도 모두 10억의 수신자들에게 그 정보가 들어간다.
인터넷이 기하 급수적으로,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이 세상에 우리의 각성을 촉구하는 일들이 바로 눈앞에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 이다.
이성형
애팔래치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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