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사기 진작 위한 사회와 학생, 학부모의 관심 필요
며칠 전 필자의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시는 교사 한 분이 필자의 사무실에 들어오셔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신 채로 너무 힘들고 지쳐서 상담을 요청하셨다.
아름다운 은색의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한 갈래로 묶으시고 늘 단아하고 프로페셔널한 옷차림의 Mrs. P는 필자의 학교가 개교한지 2년 후인 73년 영어교사로 부임하신 후 지금까지 영어를 가르쳐왔다.
학생들을 자신의 자녀들처럼 사랑하시고 자신의 개인시간까지 내어서 학생들의 작문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하시며 늘 미소로 학생들을 대하시고 한결같이 학교를 위하는 일이라면 솔선 수범하여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이신 터라 조금은 놀라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했다.
상담의 내용을 담을 수는 없지만 현직교사들, 특히 Mrs. P처럼 연세가 드시고 교사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 현재 당면하는 고충을 학부모님들께 알려드리고 싶어서 몇 자 적어본다.
요즘 교사들, 특히 연령층이 높은 교사들은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학생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교육 당국에서 정하는 학습기준의 강화로 인해 학술연구를 바탕으로 교과와 관련한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는데 이로 인해 방과후나 주말 시간을 뺏기는 경우가 많다.
또 작문 과제물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 작문을 다 읽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수업시간이나 교과 준비 이외에 따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수업 외에 학교 자체에서 계획하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의 실행을 위해 역시 방과후나 주말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새로운 교과서의 도입으로 새롭게 준비해야 하는 교육 자료도 많다.
갈수록 심해지는 학생들의 무례함과 무관심도 선생님들을 힘들게 한다.
연로한 교사들은 10대들과의 유대관계, 컴퓨터 사용능력 등 여러 면에서 젊은 교사들을 향한 보이지 않는 열등감을 갖기도 쉽다. 또 2년에 한번씩 학교장과 교감으로부터 받는 능력평가, 그리고 행정관들의 지속적인 관찰로 인한 개인적인 압박감도 만만찮다.
여기에 방과후 교내에서의 과외지도 등까지 하면 그들이 예전에 감당했던 일의 분량보다 몇 배나 늘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 50~60대의 교사들은 자신의 부모님들을 직접 모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 연로하신 부모님들을 모시며 새롭게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그들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로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자녀를 맡고 계신 교사들의 사기가 높고 컨디션이 최상일 때 가장 이득을 많이 받는 사람은 바로 학생들이므로 필자는 교사들을 위해 사회에선 향상된 대우와 이해심을, 가정에선 교사들에게 협조와 올바른 가정교육을, 학생들에겐 지속적인 노력과 존경심을 부탁하고 싶다.
필자는 요즘 얼마 전 만난 초등학교 동창으로부터 알게 된 아이러브 스쿨(www.iloveschool. com)이란 웹사이트에서 보고 싶던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들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데, 필자의 초등학교 동아리에서 요즘 이야깃거리는 고맙게도 초등학교 은사님들을 모시는 일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은사들의 노고는 시간을 초월하고 국경을 넘어서 한결같이 귀한 것인 것 같다.
이번 달에 전통 수업제를 시행하는 학교들에서 있을 학부모 상담시간(Parent-Teacher Conference)에는 자녀의 학업 발달사항과 행동 발달사항을 상담함과 더불어 꼭 교사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한 말씀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마가렛 김
<케네디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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