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더위를 식혀보려고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지만 잠시뿐. 신통한 방법이 별로 없다. 도심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유난 떨지 않고 가볍게 다녀올 곳을 찾는 것이 만만치 않다. 아무 때나 피서를 갈 수 없는 입장이고 적당한 도심 피서지를 찾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7월초, 날이 갈수록 찌는 더위는 더욱 기승을 부릴텐데….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의 30여 일은 가장 더운 때다. 초복·중복·말복이 나란히 이어지기 때문, 일명 삼복(三伏) 더위. 그래서 옛 사람들은 세 번만 잘 엎드리면(三伏) 여름을 날 수 있다고 했나보다.
옛 사람들은 ‘복더위’를 피하는 슬기로운 지혜도 다양하게 갖고 있다. 열로 더위를 다스리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원리와 서늘함으로 더위를 식히는 이냉치열(以冷治熱)이 그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
이열치열은 더위를 피하지 않고 맞서서 이겨내는 적극적인 피서 방법. 가장 많이 행하는 방법은 삼계탕과 개장국 등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 기운이 없고 더불어 입맛도 떨어져 가는 와중에 몸을 보하고 시원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관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오르기 마련. 그렇게 되면 뇌의 온도조절 중추인 연수는 신체의 원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땀을 내라는 명령을 하고, 땀이 나면 살갗이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게 바로 이열치열의 원리다.
이냉치열의 방법은 몹시 더운 여름날 참외, 수박 같은 여름철 과일을 흐르는 물에 담가두었다가 먹고 싶을 때 꺼내 먹는 것으로, 그 시원하고 달콤한 맛은 무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복더위를 이기는 옛사람들의 방법은 이 뿐만 아니다. 흐르는 강물이나 계곡 물에 발을 담근다거나 녹음 우거진 정자에서 목침을 베고 누워 솔솔 불어오는 들바람을 벗삼곤 했다. 대청이나 툇마루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바닷가로 나가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더위를 쫓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가 따라하기는 쉽지 않지만 생각만 해도 시원함이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다.
지금은 에어컨으로 한 여름의 더위를 식히고 있지만 그 시절 여름철 가장 많이 사용하던 필수품은 부채였다. 우리 나라 속담에 ‘단오 선물은 부채 동지 선물은 달력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 당시 부채는 쓰임새도 다양했다. 여름에는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었고, 파리나 모기를 쫓는 데도 한몫 했으며, 아궁이의 장작불을 살리는데도 그만이었다.
조선중기에 주로 그려진 ‘고사탁족도’는 옛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 여름을 났는지 짐작케 해준다.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올리고 다리를 포갠 채 발을 물에 담그고 있는 풍경은 무척이나 생동적이다. 옛사람들은 이른바 ‘탁족’이라고 해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피서 방법을 즐겨 사용한 것.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로는 집안에서 큰대야나 욕조에 찬물을 가득 담아 발을 담그는 ‘탁족’도 좋은 피서 방법이 아닌가 싶다.이처럼 옛사람들은 더위를 이기는 지혜가 여러 가지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마음부터 다스리는 것에서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
본격적인 여름이다. 휴가철이기도 하다. 이맘때쯤이면 누구나 무더운 여름탈출을 위한 피서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더위를 피해 떠나는 휴가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풀어주는 데 더없이 좋은 활력소이다. 현대인의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필수품처럼 간주되고 있다.
또한 휴가는 삶의 질을 높여주고 고루한 인생살이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도 한다. 흔히 멋진 휴가는 휴가를 통해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휴가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계획을 잘 세워야 만족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남들이 간다고 나도 따라가는, 꼭 떠들썩하게 다녀오는 휴가만이 무더운 여름을 탈출하는 방법은 아닐 게다. 우리가 사는 주위에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고, 옛 어른들의 지혜처럼 집안에서도 무더운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피해 떠나는 휴가를 보내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듯 여름탈출의 방법도 제각각 일 것이다. 때문에 남의 눈치를 의식한 피서보다 자신에 적합한 여름탈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때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