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을 의무화한 ‘US-VISIT’의 시행 첫날인 5일 뉴욕 JFK 국제공항 제1 터미널 입국심사대에서 심사관이 한국인 가족의 지문과 사진을 전산 입력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을 상대로 지문채취 및 사진촬영을 의무화한 입국심사 제도 ‘US-VISIT’가 5일 미국내 115개 국제선 공항과 14개 주요 항만에서 일제히 가동하기 시작, 출입국 외국인의 신분 및 합법 출입국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US-VISIT’ 시스팀 가동 이후 한국에서 처음 미국에 온 인천발 KE 081편으로 5일 오전 11시01분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인들은 미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입국과정에서 기존 심사절차 외에 양손 검지의 지문 채취와 얼굴 사진 촬영 절차를 밟았다.
이들은 입국심사관에게 여권을 제출한 뒤 심사대에 설치된 전자 지문채취판에 왼손 검지부터 양손 검지를 5초간씩 눌러 지문채취에, 얼굴 앞에 설치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촬영에 각각 응했다. 입국심사관은 이 정보를 비자 신청시 주한미대사관에 제출, 전산화된 지문 및 사진과 컴퓨터로 대조하는 것은 물론 미국 전과자 기록에도 조회한 뒤 이상이 없으면 입국
승인 도장을 찍어주었다.
9.11 사태 이후 발효된 ‘미 애국법’에 따라 도입된 ‘US-VISIT’는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28개 무비자 국가 출신을 제외한 모든 국가출신 외국인의 미국 입국에 적용되는 국경보안 강화 및 감시 조치이다.
국제공항과 주요 항만, 국경 입국심사소에서 ‘US-VISIT’를 관장하는 미 국토안보부(DHS) ‘국경·세관단속국’(BCIS)은 유학생, 지상사원, 해외근로자, 관광객 등 미 입국시 지문채취와 사진촬영 입국심사를 받아야 하는 외국인 비자 소지 방문객이 연간 2,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이슨 어헌 BCIS 부국장과 수잔 밋첼 뉴욕지부장은 ‘US-VISIT’의 도입과 관련, 이날 낮 12시30분 JFK 국제공항 제1청사 입국심사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제도의 최종 목적은 미국 입국 비자를 신청, 발급받은 외국인이 실제 미국땅을 밟는 사람과 동일인인지, 테러리스트, 전과자, 이민규정위반자 등이 아님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어헌 부국장은 2003년 11월17일부터 4일까지 아틀랜타 국제공항에서 ‘US-VISIT’를 사전 실시, 외국인 관광객 2만명의 지문과 사진을 촬영, 입국심사 했으며 이 가운데 16명이 입국 거부됐다며 이는 ‘US-VISIT’가 국토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어헌 부국장은 또 오늘부터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과 마이애미 항구 여객선 등 2곳 출국소에서 출국 외국인의 지문 채취와 사진 촬영을 시범 실시했다며 이 역시 효율성을 검토한 뒤 조만간 다른 국제공항과 주요항구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마스 리지 DHS 장관은 이날 애틀란타 국제공항에서, 아사 허친슨 차관은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각각 US-VISIT 첫 도입을 홍보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제이슨 어헌 국경.세관단속국 부국장 인터뷰
’US-VISIT’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국토안보부(DHS)의 ‘국경·세관단속국’(BCIS) 제이슨 어헌 부국장은 뉴욕 JFK 국제공항 보안구역 임국심사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뒤 뉴욕한국일보와 개별 인터뷰했다.
-오늘부터 실시되고 있는 ‘US-VISIT’ 프로그램은?
▲ 연방의회는 9.11 사태 이전에 벌써 행정부가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출·입국을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하도록 법을 마련했다. 다만 9.11 사태가 발생하고 ‘미 애국법’이 발효됨에 따라 그 시행시기가 앞당겨졌으며 내용도 국토안보에 더욱 중점을 두게 된 것이다.
’US-VISIT는 영주권자를 제외한 모든 비 이민비자 소지자의 미 입국심사 과정에서 지문 체취와 사진 촬영을 의무화한 것이다. 물론 시민권자는 대상에서 제외되며 90일까지 비자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된 28개국 출신 방문객들도 제외된다.
-’US-VISIT 프로그램의 목적은?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완벽한 출·입국 기록을 통해 미국에 입국해서는 안될 사람들의 입국을 방지하는 것이다. 즉 비이민자 외국인이 해외공관에서 미 입국 비자를 신청할 때 제출한 지문과 사진을 입국심사시 대조해 과연 비자를 얻은 사람이 실제로 미국에 입국하는 사람인가를 확인한다.
또 입국심사시 채취한 지문은 연방수사국(FBI) 전국범죄자 데이타 베이스와 대조, 전과기록을 확인한다. 또 테러리스트 등 ‘워치 리스트’(Watch List) 데이터 베이스, 사전에 미국 체류기간을 위반한 사례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데 목적이 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애틀란타 국제공항에서 실시한 결과 16명을 색출해 냈다.
- 임시 프로그램에서 색출된 16명의 구체적인 사유는?
▲ 애틀란타 국제공항에서 지난해 11월17일부터 올해 1월4일까지 이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실시했다. 그 기간에 약 2만명이 지문재취와 사진촬영 심사절차를 밟았는데 심사과정에서 전과기록이 드러난 사람, 다른 사람의 신분을 도용한 사람, 사전에 체류기간 만기일을 넘긴 기록이 있는 사람, 미국 입국 자격이 없는 사람 등 16명이 적발됐다. 이 프로그램이 전국적
으로 실시됨에 따라 이같은 외국인들의 입국이 원천봉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적발된 16명이 해외공관에서 비자를 발급 받았다는 자체가 국토안보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여주지 않는가?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 입국해야 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입국이전에 적발해 추려내는 것으로 매우 효율적이다. 그 어떠한 시스템도 완벽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특히 출국 기록 제도가 일제히 가동되면 더욱 효과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확신한다.
해외공관에서의 비자발급에 대해서는 비자가 발급될 당시 합법입국이 가능했던 사람도 입국시 합법입국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가 있다. 또 이 프로그램은 현재 다른 프로그램들과도 조율하고 있어 확실한 것은 불순한 목적을 갖고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미 입국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언제부터 출국 시에도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을 하게 되는가.
▲외국인의 출국 확인 임시 프로그램은 수개월간 실시한 뒤 문제점들이 발견될 경우 수정, 조만간 주요 공항과 항만 등에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한가지 더하고 싶은 것은 ‘US-VISIT’ 프로그램과 관련, 우리는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US-VISIT’의 도입 동기와 목적을 충분히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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