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경선 후보들 건강법 ‘각양각색’
“내 평생 요즘처럼 몸 관리 상태가 엉망인 적은 없었다.”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존 F. 케리 매서추세츠 상원의원이 기자들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케리 상원의원 뿐만 아니라
존 에드워즈 노스 케롤라이나 상원의원,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 등 경선에 나선 후보들의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
“아무리 피곤해도 활기찬 모습 보여야”
케리-아이스하키 선수출신 ‘강철 체력’
에드워즈-아무리 바빠도 매일 5마일 런
딘-하루 5~7곳 유세장 걷는게 운동
절대적인 수면시간 부족에 수시로 바뀌는 낯선 호텔에서의 잠자리, 밥먹듯이 갈아타는 비행기, 이동 중에 먹는 정크 푸드 거기다 평소 하던 운동마저 거르고, 스트레스는 머리를 짓누르니 몸 컨디션이 최악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우스개 소리로 대선 경선에 나선 후보들의 삶을, 한달 넘게 프랑스 대륙을 일주하는 뚜르 드 프랑스 사이클 경주대회 참가 선수나 의대 레지던트, 갓 태어난 세쌍둥이 부모들의 고단한 나날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한다. 그 결과 후보들은 감기에 체중증가는 물론, 호흡기 질환과 성대손상 등 과로로 인한 잔병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후보들로선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건강관리, 특히 외모에 신경을 쓸 때다. 1960년 무릎부상에 장기간의 여행에 지쳐 피곤한 기색이 완연하던 리차드 닉슨 대통령과 젊고 정력적인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의 TV토론에서 유권자들이 누구 손을 들어주었는지가 역사적인 선례로 정치 교과서에 기록돼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쉬고 갈라진 목소리는 용서해줄 수도 있어도 피곤에 찌든 외모는 용서하지 않는 법이다.
대선후보로 가장 유력시되는 케리 상원의원(60)은 대학에서 아이스하키선수로 활동했고, 윈드서핑 광이다. 뉴햄프셔에선 예비선거 유세기간 중 보스턴 브루인스의 옛 선수들과 함께 하키게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자선 자건거 경주대회에 출전한 이후로 운동다운 운동을 못해봤다는 게 그의 얘기다. 성대손상으로 최근 몇몇 유세를 취소했고, 갈라진 목을 치료하기 위해 생강과 레몬이 들어있는 비알콜성 음료를 자주 마시며 물병을 옆에 끼고 다닌다.
에드워즈 상원의원(50)은 아무리 바빠도 5마일 달리기는 하루 일과에 꼭 집어넣는다. 그것도 오후에 야외에서 혼자 달리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음식은 건강식과는 거리가 멀다. 치즈버거에 프렌치 프라이즈 그리고 다이어트 콜라를 주로 먹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호흡기 질환으로 콜라는 물로 바꿨다.
딘 전 주지사(55)는 후보로 바쁘게 돌아다니기 전만 해도 하이킹과 자전거 타기를 즐겼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에 5∼7곳의 유세장을 돌아다니는 게 운동이라면 운동이다. 걷기를 운동 삼아 하는 셈이다. 주식은 그 역시 치즈버거와 프렌치 프라이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먹는 정크 푸드에 갖은 군것질 거리로 요즘 살이 좀 찐 것 같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데니스 J. 쿠치니치 오하이오 하원의원(57)은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삼가할 뿐만 아니라 어떠한 육류제품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다. 유기농 제품을 구하기 힘든 자그마한 타운에서는 식습관 때문에 곤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음식을 만들어 싸들고 오는 지지자들 덕분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는 항상 음식봉지가 쌓여있다고.
10일 사퇴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군사령관(59)은 수영을 하면서 참모들과의 회의는 물론, 언론과 인터뷰까지 한 경우다. 매일 45분간의 수영을 빼놓지 않았는데 뉴햄프셔에선 다트마우스 대학 수영팀에 합류했고, 맨체스터에선 YMCA 수영장을 찾았다.
24시간도 부족한 바쁜 스케줄에 부실한 먹거리로 몸의 피로는 쌓여만 가지만 그래도 후보들은 대통령을 향해 뛸 때가 그 어느 때보다 생의 활기를 준다고 말한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권을 쥘 수도 있다는 희망에 아드레날린이 분출하기 때문이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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