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인 교회 교인들이 주일 날 열리는 LA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고 한다. 그게 꼭 주일 예배출석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주일날 해야 할 일인가. 송정명 목사(미주평안교회)를 비롯한 주의 종들이 당국에 토요일 날짜 변경을 수차 건의하며 관철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찬물을 부어야 하는가. 너무나 안타깝다. 교민 수를 보나 교회의 질적인 수준과 교세를 보나 LA는 보스턴을 능가한다. 보스턴이 주일 마라톤 대회를 토요일로 바꾸었는데 LA가 토요일로 바꾸지 못할 것이 없다.
혹자는 “주일 성수”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내가 옹졸하게 보일 것이다. 듣기 좋은 소리,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고 환영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세속에 타협하고 세속주의의 이용물로 곤두박질하게 되는 것은 위험하다. 교회가 진리를 떠난 인기몰이로 치닫게 되면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을 것이며 결국 주님의 교회는 구원이 아닌 하나님을 대적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주일이 무엇인가. 주일이 되면 일상적인 일을 멈추는 것은 우리의 삶이 우리 손의 수고로 말미암지 않는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주일을 지키기 위하여 일상적인 삶이 요구하는 노동을 멈추는 것은 신앙 고백적인 결단이다. 엿새동안의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우리의 길을 인도하시는 분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복된 일인가.
신앙 고백적 행위로 일상적인 일을 멈추고 우리의 삶의 대주재를 바라보는 일을 예배라고 할 수 있다. 교회가 무질서와 혼돈에 빠지지 않으려면 주일성수가 생명처럼 귀중한 것을 바로 인식하는 것이다. 주일은 기독교의 가장 확실한 표식이요 주일예배는 그 핵심이다. 왜 주일 성수가 흔들리고 있는가. 경제적 성장, 세속적인 즐거움, 여가산업, 은밀하게 방해하는 대중문화 이런 것들 때문이다.
대중문화는 속성 자체가 타락한 인간의 본성에 그 기초를 두고있기 때문에 언제나 비기독교적이요 세속적이다. 문제는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대중문화에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고 오히려 세속문화에 대해 마찰 없이 공존하기를 원하며 세상에 대한 이질감을 먼저 해소하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알지 못하는 데 있다. 이러한 태도는 그리스도인이 대중문화에 끌려가는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당당히 맞서지 못할 뿐 아니라 오락이나 스포츠에 그리스도인이란 신분을 망각하고 질질 끌려가는 것이다.
안식일 날 예수께서 병든 자들을 고치셨다. 이 예수님이 마라톤을 하는데 발벗고 나서서 달리기를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면 보통 착각이 아니다. 목사는 작은 예수이다. 엿새동안 아무리 일하고 갑부 되고 사회적으로 출세를 해도 주일이 없으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최학량
남가주 기독교
교회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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