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LA 코리아타운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의 하나가 시내 버스의 통신 체계다. 처음 코리아타운을 방문하여 버스를 타보면 버스 안의 신호 체계가 모순 덩어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운전자가 해야할 말은 다음 정류소를 승객에게 알려주는 것인데 그 일을 손님에게 떠넘긴다.
모든 승객은 밖을 내다보고 자기가 내릴 정류소를 정확히 알아두었다가 창가에 매달려 있는 신호 줄을 당겨서 운전자 머리 위에 매달려 있는 종을 울리도록 길들여져 있다. 운전기사가 한 마디 하면 될 일을 모든 승객에게 시키고 있다. 버스가 만원인 경우에 이런 작업의 어려움은 더 말할 나위 없이 크다.
일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 승객이 자기가 내릴 곳을 알아서 내리겠다고 창가에 매달아 놓은 노끈을 당기면 종이 울림과 동시에 버스 전면 천장에 장착한 전광판에 ‘STOP REQUESTED’라는 글이 나온다. 물론 이 글은 운전기사더러 보라고 하는 말인데 운전기사는 이미 종소리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읽는 소리가 또 나온다.
자기가 되풀이하여 왕래하는 길을 잘 알고 있는 운전자가 한 마디로 다음 정거장을 알려주기만 하면 모든 승객이 안심하고 책을 읽거나 잠을 잘 수 있는데 운전자가 당연히 해야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거꾸로 승객이 운전자에게 세 가지 다른 방법으로 알려주도록 하는 이 안을 MTA 본부의 어느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상식 있고 양심적인 소수의 운전자는 그 듣기 싫은 확성기 소리가 난 다음에라도 다음 정류소 이름을 말해 준다. 고맙다. 그런 운전자들은 코리아타운 주민의회가 이 일을 공식적으로 거론하기 전에라도 상부에 속히 건의하여 개선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런 비논리적인 상황이 아무렇지 않게 몇 년씩 지속되면 승객들은 모순된 생활습관에 젖어 잘잘못을 구별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기 쉽다.
또 한가지 타운의 문제점은 타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라티노와의 관계 개선이다. 그 좋은 방법의 하나는 간단한 스패니시를 배워 라티노와 만나면 스패니시로 인사말을 건네는 것이다.
오전에는 ‘부에노스 디아스’, 오후에는 ‘부에노스 따르데스’ 등 이런 인사말을 듣고 좋다고 하지 않을 라티노는 없을 것이다. 한국어로 ‘안녕 하세요’라고 인사하면 그들은 ‘안녕하세요’로 답할 것이다. 모든 한인이 거리에서 만나는 라티노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습관화한다면 코리아타운의 인간관계는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
배양서
윌셔 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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