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원 자영업
사춘기 시절 나는 오랫동안 상사병에 걸려 있었다. 옆동네 여학생을 그리워하느라고 컴컴한 터널에 한없이 갇혀있었다. 그러느라 동급생들보다 저만치 뒤떨어져서 모교인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졸업 후 길에서 동창생을 스칠 때마다 느낀 마음의 상처가 지금까지도 되살아 나곤 한다. 중3때의 일이다 2학기말 시험을 치르는데 깐깐한 선생님이 다가와서 너는 시험볼 자격이 없다고 하기에 그 길로 시험지를 덮어 버리고 뛰쳐나왔다. 그리고는 학교 가는 척하고 극장엘 갔었다. 그것이 내 인생을 확실하게 갈라놓고야 말았다.
극장에 가는 나를 발견하고 너 이럴수가 있느냐며 어머니께서 호되게 벌을 주었더라면 내 인생은 달라 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하는 동안 어느덧 나도 2자녀의 아빠가 되고 말았다.
지금 사춘기를 돌이켜 보면 여학생이 그리워 눈물이 나는 게 아니라 그 당시 보호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앞서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춘기의 터널을 통과할 땐 항상 횃불을 옆에서 들어 주었다.
그러나 내가 겪었던 터널과 아이들의 터널은 달라 보였다. 학교에서 가끔 댄스 파티도 마련해 주면서 사춘기 아이들을 배려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자동차병이다. 아들이 자동차 병에 크게 감염돼 있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차 지나가면 한숨을 크게 쉬며 생일 선물을 해달라고 할 땐 황당했다.
좋은 차 타고 싶어하는 아들에게 망설이다가 큰 결단을 했다 꿈을 너무 꺽어버리는 것도 좋지 않아서 네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면 선물을 해주겠노라 했다.
그래서 요즘 아들은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일단은 자동차 터널을 빠져 나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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