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주들 사이에서 불경기란 단어가 일상적 대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인사회 소규모 업체는 지금 개였다 흐렸다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늪에 빠져 헤어날 줄 모르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유례 없는 장기 호황 때도 유독 한인 스몰 비즈니스는 바닥에서 허덕인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당시는 3저 시대에 살았었다. 저 유가, 저 이자, 저 물가 속에서 주가는 천정부지로 솟고 소비시장은 활화산 같아 온 세상이 풍요로 덮여 살만한 세상일 때도 여전히 한인사회 소규모 사업은 차가운 불경기를 체험했다. 미국 경기에서 서자 취급된 기분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첫째, 유통 구조의 대변혁이 필요하고, 업계 정보 부족, 변해 가는 시장에 발빠른 대응 부재, 서비스 부실 등이 문제이다. 이렇게 만성적 불경기를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이다.
아무리 소규모 장사라도 손님의 심리를 연구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하면 어딘가 탈출구가 반드시 있다고 본다. 서울에 가면 낮에는 행인들로 붐비던 대로가 밤이면 포장마차가 들어와 불을 찬란하게 켜놓고 밤새도록 신나게 장사하는 것을 본다.
어느 가게는 렌트비가 하도 비싸다 보니 낮에는 학용품 문구점이 어두워지면 델리 맥주집으로 변하여 밤새도록 북새통 장사하는 집도 있다. 집세를 반반씩 내니까 우선 덕을 본다. 아울러 요즘 사업환경은 업종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동차 회사도 소매상도 모두 크로스 오버형으로 변해 가는 것 이다.
세탁소를 예를 들어보면 구두 수선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뒤편에 기계 한대 들여놓고 가방 수리, 등산장비, 가죽옷 수리를 직접 하면 다 남는 장사가 된다.
넥타이를 파는 것도 필수인데 거기에 곁들여 스카프, 모자, 장갑까지 판다면 계절 상품으로 훌륭하다. 선글라스나 카드도 진열하고 30% 정도 세일하면 날개돋친 듯 팔린다. ATM 설치, 팩스 서비스, 공증 서비스도 부수입이다. 봄철에는 화초 모종을 파는 재미도 괜찮다.
미국에서는 올해에 자동차가 얼마나 팔렸나, 월마트의 매상이 얼마냐가 체감경기라고 한다. 아무리 미국 경기가 회복되어도 더 이상 남의 잔치가 되어서는 안되고 우리도 머리 싸매고 끼어 들어야 한다.
이제 불경기 타령은 그만 하자. 장사 안 되는 것을 탓하지 말고 그 원인이 내 가게 안에 있다는 솔직한 고백이 필요하다. 기필코 불경기를 탈출해 보겠다는 주인의 끊임없는 노력과 의지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강봉희/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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