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헌법 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이 내리자 정동영 열린 우리당 대표가 한 첫마디가 ‘사필귀정’이었다. ‘일이 바른 데로 되돌아간다’는 뜻인데 대통령이 바른 일만을 해서 탄핵이 기각된 것은 아니다.
엄연히 소추위원이 제출한 세 가지 탄핵 조건 중에 지난 2월 경인지역 언론사 초청기자회견시의 발언과 방송기자클럽에서의 선거법 9조 위반. 중앙선고위 경고에 대한 폄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은 헌법수호 의무 위반이라고 분명히 판결하지 않았는가. 국민들이 탄핵기각을 환영한 일은 최루탄보다 무서워진 촛불시위가 수그러들어 집안이 조금은 조용해질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 소추안 의결과정이나 절차에는 하등의 하자가 없다고 했다. 탄핵과정을 지켜본 국민 중에는 오만한 대통령이 한 번은 매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다. 헌재의 재판관들이 법은 법대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그러나 외국의 침략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내란이다. 젊은이들이 날뛰며 길거리로 뛰쳐나오니 집안 살림이 말이 아니다. 우선 식구들이 먹고살아야 하는 일이 우선이지 아니한가. 그러니 여당은 ‘사필귀정’이니 무엇이니 하지말고 헌재에서 위반했다는 조항에 포커스를 맞추고 자아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기회가 주어졌으니 좀 잘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 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입만 벙끗하면 국민은 불안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의 땅이라고 할 때 “독도는 우리 땅이오. 얼씬도 하지 마시오” 하면 권위가 설 것을 “남들이 내 아내를 내 아내가 아니란다고 하면 내 아내가 내 사람이 아닙니까”라고 궤변스러운 말을 왜 하는가.
‘온고이지신’(溫古而知新) 이란 말을 새겨 두어야 한다. 옛 것을 버리면 못 쓴다. 옛것, 옛사람, 옛날, 모두 가슴에 새겨 두어야 참된 새로운 것을 바르게 받아들일 수가 있는 법이다. 대통령이 다시 자리로 돌아가게 된 일도 어른들이 젊은 세대를 너그럽게 봐준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함부로 말하는 버릇을 어찌 금방 고칠 수가 있겠는가. 하기야 당 대표라는 사람도 믿을 만한 사람은 아니다. 60 넘은 노인들은 방구석에 들어박혀 있으라고, 특히 선거일은 방구석 아랫목에 가만히 엎드려 있으라고 하는 판이니까. 대통령과 여당이 다시 주어진 집권의 기회를 전 같이 허송하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정옥희/ 미주 문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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