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금융 시장을 강타했던 ‘차이나 쇼크’의 진원지 중국은 과연 어떠한 경제 정책을 쓰고 있을까.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 발언 내용은 무엇인가. 또한 그것이 우리 한인 타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 지 한 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1978년 등소평의 ‘고양이론’이 중국 지도부의 지도적 이념으로 자리 잡기까지 중국에서는 모택동과 그의 극좌파 계승자들에 의해 줄곧 주장되어 온 소위 ‘잡초론’이 지배적이었다. ‘잡초론’ 이란 바로 “사회주의 잡초를 심을지언정 자본주의의 싹을 키워서는 안된다” 는 극단적 이데올로기 중심의 이념이다.
실제로 1966년부터 1976년까지의 문화 대혁명 시대에 중국 농촌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상을 뿌리뽑는다는 명분 하에 당 간부들을 동원하여 농민들이 심은 뙈기밭의 곡식을 채 자라기도 전에 전부 뽑아 버리는 황당한 일이 비일비재했다.
무슨 일에서나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우선 시 했던 모택동의 기본 노선과 정책 방향이 이러하니 국민 경제 생활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모택동이 사망한지 2년만에 다행히 “대외적으로 개방하고 대내적으로 개혁한다”는 개혁 개방 정책을 주창하고 나선 등소평으로 인해 중국은 오늘날의 경제 발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소위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의 기치를 내세우며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관계없이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고 ‘고양이론’을 제기한 등소평은 그 어떤 이념이나 이데올로기의 전제 조건 없이 그저 생산을 증대시키고 사람들을 부유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그 이후 경제 성장은 중국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되었고, 등소평 이후 강택민에 이르러 중국 최대의 경제 현안인 ‘먹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만큼, 후진타오는 1인당 국민 소득 1000달러가 달성된 지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 최근 10여 년 간 중국 경제는 세계 최고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그 결과 과열된 경기 (금년 1분기 성장률 9.7%)를 진정시키고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다만 경기 과열 진정 조치가 모든 업종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철근, 시멘트, 알루미늄, 부동산, 자동차 등 5대 과열 업종을 타깃으로 하고 있고 특히, 경기 과열의 주범으로 꼽힌 부동산 투자에 대한 거품 빼기에 주력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 정책 변화가 한인타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예상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중국의 경제 정책 당국이 금융 정책 등을 통해 억제하고자 하는 산업과 관련된 분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철강, 시멘트, 자동차 및 부동산 등 과열 업종 분야에서 일하는 한인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생각할 수 있는 영향은 중국 정부가 지난 해 9.1%에 달한 경제 성장률을 금년도에는 7%로 억제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국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소비 및 투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전체 수출 증가율의 21%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성장을 하였다. 중국의 소비, 투자 지출 감소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에 상당한 악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율 변동에 의한 영향이다. 현재 1달러당 8.27 위엔으로 고정된 환율은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입장에서 볼때 평가 절상될 전망이다. 이것은 중국산 제품의 가격 상승을 의미, 수입업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으로 수출을 하는 수출업자의 입장에서는 수출 가격 하락이 중국 내에서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져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한국 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중국의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진단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할 때다.
유재환/한미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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