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여전히 변호사, 의사를 선호하고 학생들은 그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는 것이 한인사회의 현실이다. 이제는 한인 2세들이 미국 굴지의 기업에서 최고 경영자가 되는 꿈을 키워 가는 것은 어떨지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GE나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같은 대기업의 말단사원으로 시작해 최고봉까지 오를 수도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야후의 제리 양처럼 어느 새로운 분야를 개발해 창립자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불행히도 미 기업 내에서 고위직으로 갈수록 아시안들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아시안으로 포천 선정 1,000회사의 CEO자리까지 오른 사람들은 6명이다. 그중 한인으로는 앰코 테크놀로지(770위)의 제임스 김이 유일하다. 골드시라는 아시안 웹사이트 보고에 따르면 포천 1,000회사 내 CEO 외에 아시아계 임원 수는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실리콘 밸리의 전문직 또는 테크놀러지 분야에서 아시안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내 최고 20위내 경영대학생의 28%가 아시안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시안들은 미 기업 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일까?
하버드 경영대학을 졸업한 제프리 폭스는 자신의 저서 ‘CEO가 되는 법’에서 CEO가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업무에 임하는 자세, 운, 타이밍, 경쟁자, 후원자, 재능, 상황, 성격 등과 같은 중요한 요소들을 어떻게 활용하여 본인의 장점으로 만들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잘 다루고 있다.
그외 많은 경영서들도 효과적인 리더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으나,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은 리더가 되기 위한 일반적인 조건들을 갖추는 것은 물론, 자신감을 키우고 나쁜 특성은 과감히 버리는 등의 추가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시안들이 미기업 내 조직 사다리를 오르지 못하는 이유가 많겠지만, 첫째 이유는 소수계의 조직내 역할에 대한 통념 때문이다.
아시안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고, 전혀 불평하지 않는 조용한 타입으로서,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사원 역할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리더가 되려면, 옳다고 믿는 일에 큰 소리도 낼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적하여 이길 수도 있어야한다. 두번째 큰 이유는 이민 1세나 2세의 아시안을 육성하고 이끌어 줄 수 있는 인도자로서 대기업의 역할 모델이나 멘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포드자동차와 버드와이저 맥주로 유명한 앤하이저 부시사와 같이 미국 기업들 중에도 경영권을 가족 내 대를 이어가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들의 탑 경영진은 맨 밑바닥부터 시작한 사람들로서, 통신회사에서는 수년 전에 전화선을 연결시키려 전신대를 오르던 사람, 은행에서 텔러로 시작한 사람들이 회사의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며 승승장구한 케이스들이다.
그러므로 미 기업에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며, 미 기업들은 학벌보다는 경험위주로 사람을 고용, 배치하기 때문에 대학졸업 후 인턴십 등으로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이다. 또 한가지 요령은 IT, 재정, 회계 등과 같이 아시안들이 많이 일하는 부서에서 시작, 회사 내에서 전략적으로 부서를 옮겨 다니면서 회사 내 다양한 면들을 접하고, 세일즈, 광고, 마케팅 등과 같이 경영진에게 쉽게 부각될 수 있는 부서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많은 한인 학생들이 최고 경영자의 꿈을 가지고 대기업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강소아/텐 커뮤니케이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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