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이 언제 올 것인지 기다리기 힘들다. 올해처럼 선거일이 빨리 다가오기를 기다린 일이 없었다.
미국은 성인이 된 후 자의로 선택한 제2의 조국이다. 꼭 고상한 이념에 따라 시민권 취득을 하였다고 한다면 쑥스러운 말이지만 나름대로 오랜 고민 끝에 결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민족국가가 아닌 미국은 개인의 자유와 사회정의, 인권의 존중 아래에서 평화와 번영을 추구한다는 이념과 가치를 바탕으로 건국을 하였고 200년이 넘도록 비교적 그 이상에 충실해왔다. 거기에 끌려 모인 이민자의 생동력을 바탕으로 하여 미국은 세계 유일무이의 초강대국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 나라를 세운 국부들이 그렇게도 힘들여 구축해 놓은 국가의 이념과 기반을 취임 직후부터 망가뜨렸다.
일일이 다 예를 들 수는 없지만 국제조약의 일방적인 파기와 행정명령을 통한 환경보호법의 무력화, 주요정책의 입안 및 처리과정에 대한 정보제공을 거부하는 도에 지나친 비밀주의 등은 국회의 권한을 잠식하였다.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애국법’은 행정부에 대한 사법부의 견제의 권한을 대거 축소하였다.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강제 수용소를 차려놓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미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거기에 감금된 외국인들은 미국법 뿐 아니라 국제법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는 주장은 미국의 사법 전통을 희화화하였다.
나아가서 부시 행정부는 누구든 대통령이 적대적 전투원(enemy combatant)으로 지정만 하면 미국시민이라도 기소 없이 무제한 감금할 수 있다고 고집하고 있다.
이러한 행적은 뉴욕타임스의 컬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이 지적했듯이 ‘선출된 독재자’를 방불케 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기만아래 세계인들의 맹렬한 반대를 무시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후 마치 계획이나 한 것처럼 실패를 거듭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라크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에 미국식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역사와 현실을 직시할 능력이 없는 아둔함에서 나온 망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3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미국은 중동의 아랍 국가들 가운데에서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서 비난받는 국가로 변하고 말았다.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11월 2일이 기다려진다.
김철회법정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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