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고갈된 세상에서 그나마 진실이 오고가는 곳이 있다면, 단연코 부모와 자식이 쌓아 올리는 ‘노심초사’란 이름의 공든 탑이 아닐까. 위대한 아버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웃어른들이 밤잠 설치며 한 걱정과 훈계로 오늘의 아버지 상이 완성된 것이다.
부끄러운 과거사를 쉽게 잊는 게 인지상정이라 이제 자신의 자식이 문제를 일으킬 때 자신의 오늘이 있게 된 질곡의 과정을 까마득히 잊고, 권위의 탈을 쓰고 과격한 질책을 앞세우며 젊음이 겪는 고난을 황폐화시키는 과오를 저지른다. 이런 경향의 속성이 오늘을 사는 아버지의 자화상이 아니겠는가.
자식들이 범하는 인생 초기의 실수들은 지난날 아버지들이 범했던 과오의 범주에 머무르는 것들일 뿐 하등 새로운 과오들이 아니다. 그들의 시절에는 더 했으면 더 짓궂었을 텐 데도 자식의 허물이 확대되고 심각하게 투영되는 것이다.
말썽을 부린 자식에게는 호된 대처보다는 대화와 인내, 사랑과 시간이 약이 되는 데도 이러한 교훈은 그저 머리로만 스쳐갈 뿐, 가슴은 멍하게 마련이다. 위기를 기회가 되도록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고, 동등한 친구의 감정이입으로 난관을 직시해 사태를 포용해 나가야 한다.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의 위선과 권위 대신, 가슴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인격적인 대우로 승화시켜야 한다. 세상의 정치가 성직자 모든 부문의 지도자들은 아버지의 직분을 가지고 있다.
자존심과 위압 대신 용서와 애정, 철없던 시절의 반추와 반성에 충실할 때 우리들의 소중한 자녀들이 밝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박원철/교통위반자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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