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살던 사람이 이곳 워싱턴으로 이사왔다. 여기 살아보니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꽃들이 피고 지니, 봄에 잠깐 꽃이 피는 LA보다 너무 아름답다고 했다. 특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세상에 꽃보고 싫다고 인상 찌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하찮은 들국화이더라도.
나는 지난주 ‘사람 꽃밭’에서 미국의 현실을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2년마다 한번씩 받는 부동산 재교육 반에서 느낀 이야기이다. 2년 전에는 여자 비율이 60%였다. 이번에는 85%가 여자 부동산 종사자였다. 나이는 20대에서 70대까지 수많은 ‘꽃’ 가운데 내가 앉아 있었다. 내 평생 앞에도 여자, 옆에도 여자, 뒤에도 여자 속에 그것도 얼굴 색이 나와 다른 꽃밭에서 받는 교육은 처음이다.
오전의 강사는 변호사가 담당했다. 제리라는 남자로 자신을 실용주의자, 현실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상식을 이용해라. 경찰 앞에서는 말을 하지 말아라.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하나의 게임이다”는 많이 듣던 얘기도 해주었다. 강사는 차별대우 얘기를 무척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종교차별 등을 남에게 이야기하면 1866년에 제정된 민권법에 적용되며 최소 벌금이 1만달러이고 피해자에게 지불된다고 설명했다.
얼굴 생김새, 피부 색깔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차별하는 말을 하거나 종교가 서로 다르다고 타 종교인을 비판하는 말을 하면 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각 주의 주법이 다르고 카운티마다 법이 다를 수 있지만 연방법이 최고 위치의 법이니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문화에서 살다 온 우리 이민 1세들은 ‘모르면 당한다’는 생각을 기억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오후의 강사는 금발의 여자였다. “고객을 교육시켜라. 전문가는 감정적이지 않고 조용해야 한다. 사람을 만날 때 합리적인지 아닌지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100명이 넘는 수강생이었다. 다양한 연령층,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인생의 경험이 서로 차이가 나는 분위기였지만 유능한 강사는 학생들의 질문과 잡음을 정리, 재치 있게 교육을 마무리하는 인상적 모습을 보였다. 말하기 좋아하는 여자들 사이에서 갈등 없이 조정해 가는 능력은 역시 전문가라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정상대/페어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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