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정말 행복하고 기쁜 마음을 주는 날이다. 주말의 안락함으로 느끼는 그런 즐거움이 아니다. 그와는 정 반대다. 새벽 5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일터로 나가는 남편, 그래서 세 딸들에게 근면과 성실, 땀 흘리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가르쳐준 아빠 덕에 약대 4년 차에 있는 큰딸은 월그린 약국에, 대학 3년 차의 딸아이는 유명 신발회사의 주말 아르바이트에, 11학년 막내는 SAT 1400이 목표라고 과외선생님에게, 엄마인 나는 교도소를 방문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청소년들 봉사프로그램인 SEED를 위해 양로원과 병원에 간다고 분주해하며 양쪽 화장실에 네 여자가 들락날락하며 샤워, 머리손질들... 그야말로 법석을 한참 떨고 나서야 집을 나선다.
그제야 한숨을 돌리면서 씨익 웃는 나 자신을 본다. 그러자 늦는다고 내게 성화를 해대던 옆에 앉은 막내가“엄마 왜 웃어?”하며 묻는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응, 조금은 풀어지고 게을러지고 싶은 날이잖아. 그런데 우리 식구들은 생산적이고 건전한 일에 바쁘잖아. 그런 딸들이 고맙고 대견하고 그리고 아빠한테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서 행복하고 기뻐서 그래”라고 했더니, 막내는 “그래 엄마, 맞아! 언니들은 아빠 닮아서 열심히 일해. 우리 아빠 같은 사람은 없어, 그렇지?”하며 아빠 예찬론을 펼친다.
내가 때때로 내 표정과 태도에서 심기가 불편한 것을 드러내면 아이들이 당황할 때가 있다. 그러면 남편은 “얘들아, 우리가 엄마 투정을 안 받아주면 누가 받아주니. 바깥에서 온갖 일들로 스트레스 많이 받고 힘들 거야. 그런데 우리가 그걸 안 받아주면 엄마는 누구한테 가서 해”한다.
단순히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의 상담자가 되어주는 남편이다. 아이들과 의논이 되어서 세워진 약속은 철저히 지켜주는 아빠, 그리고 공공장소에서는 말없이 질서를 지키고 늘 모범적인 매너를 보여줘 미국인들이나 이웃에게도 인기가 좋은 아빠.
세 딸들의 장차 결혼대상이 되는 남자들의 롤 모델을 꼽으라면 아이들은 똑같이“아빠”라고 대답한다. 가정의 머리는 아빠이고 아이들의 정신적인 지주는 아빠인 것이다. 그러나 완벽하고 완전한 아빠의 모습에서가 아니라 인간적인 솔직한 모습의 아빠에게 서다. 그들은 인간적인 아빠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장 영양가 높은 양분은 아내를 열심히 사랑하는 아빠의 모습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상숙 유스&패밀리포커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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