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협정 반세기, 북한 정권의 불법남침으로 발발한 한국전쟁은 3년 동안 처참했던 동족상잔의 열전이 본의 아닌 정전으로 일단 끝났다. 1953년 7월27일 10시를 기해 현 접촉전선을 휴전선으로 종전 아닌 휴전상태에서 한국전쟁은 끝났다.
클린턴 민주당 정부는 미-일 동맹관계를 경시하고 중국의 지역적 영향력 증대를 과소 평가하여 미-중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라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검증과 상호주의를 포기한 채 지나치게 유화정책을 써서 스스로 협상지위를 약화시켰다. 이에 대한 부시 공화당 정부는 미-일 동맹을 지역 질서의 근간으로 장차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안보전략을 추구하게 되었다.
2001년 3월22일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을 보면 “러시아의 군사위협은 대폭 약화되었으나 중국의 위협이 증대되었고 인도가 부상하고 있으므로 미국의 군사작전의 중심을 유럽지역에서 아-태지역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2개 전쟁에서 동시 승리 전략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미국의 동북아 안보전략에 있어서 핵심 과제는 미사일 방어체제의 구축이다. 이에 대해서 중국과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굽히지 않고 지난 7월6일 알래스카에 요격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고 본토 48개 주를 커버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했다.
쉽게 말해서 중국이나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 본토를 공격해도 태평양 상공이나 중국 대륙과 한반도 상공에서 요격하여 오히려 자기가 쏜 핵미사일에 자기가 죽는 자멸의 우를 범하도록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미사일 방어체계가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들의 미사일 공격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은 20기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것마저도 이제는 무용지물이 될 지경이다.
우리는 오늘날 강대국들의 패권주의로 인한 소용돌이 속에서 북한에 종속하느냐 미국에 종속하느냐를 놓고 신세대와 구세대간에 치열한 갈등을 하고 있다. 일부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임시적인 협박조의 요구에 굴욕적으로 순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조선왕조가 청나라나 명나라 황제에게 가서 왕권을 비준 받듯이 정치최고위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남북화해와 전쟁방지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반세기 동안 온갖 만행을 저지른 데 대해서 사과하지 않고 고압적이고 카리스마적인 가해자를 만나 사진이나 찍고 와서 자기의 신분이 격상된 것처럼 생각하는 나르시즘적 동일시의 심리상태에 빠져 있다.
중국 고사에 있듯이 참새가 대붕의 뜻을 모르고 참새끼리 조잘거리다가 보면 어느 마귀가 잡아 먹을지 모른다.
휴전 51주년을 맞아 우리는 결코 안전과 노예상태를 물물교환 하듯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박종식/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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