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독교 교계 신문에서 ‘목회자의 질투’라는 제목의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텍사스주의 남감리교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오랫동안 이민목회를 하다가 지금은 인천에 있는 모 감리교회의 담임목사로 돌아간 이가 쓴 글이었다.
그는 목회자를 인기를 주무대로 하는 ‘무대인’(Stage Man)으로 묘사하였다. 그래서 다른 인기 직업인들과 마찬가지로 질투심이 무척 강하다는 것이다. 남이 나보다 설교를 잘하면 샘을 내고, 남이 나보다 목회를 잘하면 질투심이 발동한다는 것이다. 큰 교회의 목사가 병이 나거나 스캔들에 연루되어 곤혹을 치르면 겉으로는 동정하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고소하게 생각하기조차 한다는 것이다.
특별히 목회자의 질투심은 인사이동에 있어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큰 교회에 자리가 나서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때, 더구나 잘 아는 사람일 때는 오히려 깎아 내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한다.
까마득한 후배일 때는 체면 때문에 함부로 헐뜯지는 못하겠지만, 엇비슷한 동년배일 때는 은근히 더 시기심을 품고 흠집을 내려 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또 한 교회가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을 때는 이 또한 무서운 ‘질투’ 혹은 ‘텃세’의 대상이라 한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질투심의 근본 원인 중에는 심한 열등의식이나 심한 경쟁의식을 가진 관계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흔히들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시기하여 미워하는 감정을 두고 ‘질투’라고 부른다. 그래서 그 도가 지나치면 심한 증오나 적대감을 품는 경우도 많다.
형제 자매 사이에서는 부모의 사랑 때문에 이 현상이 발견되곤 한다. 뿐만 아니라, 또 누구든지 열등의식으로부터 경쟁 상대를 미워하게 될 때 이 질투 현상은 더욱 쉽사리 발견될 수가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 프로이트에 따르면 억압된 질투는 결국 무의식적인 것이 되어서 자기가 무능하다고 여겨질 경우에 더욱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가령, ‘의처증’도 ‘의부증’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열등의식이나 자기 빈약함에 대한 변명의 표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회자의 질투’는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목회자 역시 인간이니 질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평신도가 아닌 목회자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주권에 더욱 겸손히 순복하며, 각자에게 주신 은사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더욱 실력을 갖추어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보다는 현재 ‘자기’ 또는 ‘자기 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당당히 나름의 목표와 삶을 최대한 키우고 꾸려 나가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좀더 자기 정체성의 확립이 먼저 필요할 게다.
누구든지 과도한 질투심 또는 심지어 기득권적 텃세는 언제나 상대방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옥죄기 때문에 반드시 넘어서야만 할 명제임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조일구 호놀룰루 한인장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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