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했던 대로 오늘은 예배 후에 곧바로 일일 선교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이다. 어제 저녁부터 모두들 정성껏 준비해 온 음식들과 이발기구 재료들을 차에 싣고 떠날 준비가 완료된 교인들의 모습은 설렘과 흥분이 포함된 기쁨의 표정들이었다.
약 2시간30분 후 티화나에 있는 알마네셀 재활원에 도착한 곳은 마약으로 인하여 문제가 된 사람들의 집합장소인데 대부분이 청소년들이었다. 차에서 내려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것은 울타리 안에 삼삼오오 앉아 방금 도착한 선교팀들을 보는 눈이 무척 차갑고 굳은 얼굴들이었다.
모두 약 50여명이라고 하는데 그 안에는 동성연애자들도 있고 마약과 알콜중독자들, 또 정신 이상자들이 모인 곳인데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감금시켜 놓기도 하였다.
위생시설과 문화시설은 찾아볼 수가 없었으며 한눈에 그대로 보이는 비참한 생활들이었다. 어두컴컴한 조그만 방 한 칸엔 8명의 여자들이 잔다고 하는데 제대로 두 다리나 양팔을 펼 수가 없는 아주 적은 방이었다. 바닥엔 매트리스가 빈 공간 없이 깔려있고 담요와 입던 옷과 쓰레기들이 뒹굴고 있었다.
이곳의 총 책임자는 불랑카라는 30세가 안돼 보이는 여자인데 이 사람도 마약하고 밀매도 하다가 미국에서 쫓겨난 자였다고 한다. 지금은 상태가 좋고 모범자라서 전체 관리를 맡고 있다고 한다. 간단한 인사와 소개를 하고 난 후에 선교팀들이 머리를 깎아주러 왔다고 하니까 아무도 깎아달라고 의자에 와 앉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불랑카가 먼저 와서 의자에 않았다. 금발 비슷한 불랑카의 머리가 어깨에까지 닿았다. 얼굴도 아주 예쁘게 생겼다.
우리는 세 팀으로 나누어 시작하기로 했는데 총 관리자가 먼저 앉으니 약간 당황스러운 듯 누가 선뜻 나서지 않자 20년 프로경력의 사모님의 빠른 손놀림과 노련함으로 아주 예쁘게 머리를 만들어 놓으셨다.
그러고는 불랑카가 다니면서 다시 한번 머리 깎을 사람은 나오라고 하였더니 이제서야 여기 저기서 모여들기 시작하여 세 팀의 손놀림이 마치 곡예를 하듯 바쁘게 움직였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여 거동이 힘든 사람, 부모가 들어오며 함께 딸려온 천진 난만한 어린아이들. 또 청소년들의 끼 있는 몸짓으로 줄을 서는 모습이 제일 많았다.
그 중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어린 아기를 안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마치 모성애를 느끼게 하여 네 아기냐, 몇 살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 아들이며 열여섯살이라 하여 아빠가 어디 있냐고 하였더니 누구인지 모른다는 대답에 한참동안 말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거의 25명 정도 머리를 깎은 후 모두 모여 예배드리자고 하니 말이 떨어지자마자 다들 모였다. 그들의 얼굴들은 만족한 표정들이며 무척 기뻐하는 모습들이다.
돌아오면서 작별인사를 하는데 하나님을 영접한 그 얼굴들에는 기쁨이 충만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차에까지 나와 배웅하며 헤어지기 섭섭하여 손을 잡기도 하고 두 손을 들어 배웅하는 사람들도 있어 돌아오는 길은 계속 가슴이 벅찼다.
줄리박/참빛교회 피아노반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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