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동 규 (포트워싱턴)
금년 88세이신 어머니는 일요일에 교회에 나가시는 것을 큰 낙으로 사신다.10년이 넘도록 새 교회에 다니시고 계신데 얼마 전에 교회에서 오시는 얼굴이 밝지가 않으시다. 왜 그러시냐고 물어봤더니 목사님이 그만 두셨다고 무척 서운해 하시면서 어느 권사님은 엉엉 울었다고 하신다.
어머니는 교회에 갔다 오실 때마다 항상 설교 테입을 두 개 가지고 오셔서 하나는 나를 주고, 하나는 어머니가 다시 들으신다고 하시면서 언제 들어도 목사님의 설교가 좋다고 하시면서 어린아이처럼 밝게 웃으신다.
나는 혼자 테입을 들으면서 웃고, 울고, 말씀이 좋으면 듣고 또 듣는다.
인생은 풀과 같은 것, 들에 핀 꽃처럼 한 번 피었다가 스치는 바람결에도 이내 사라져 그 있던 자리 조차도 알 수 없다는데(시편 103, 15-16) 교회 내부에서 어떤 불화로 13년이 넘도록 개척해 놓은 교회를 떠나신다는 것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 나도 마음이 아프다.
어머님 생각엔 목사님이 다시 돌아오실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신다. “그럼 기도에 제목을 하나 더 늘려 목사님이 돌아오시면 좋겠네요” 했더니 기도 중에 목사님 뜻대로 이루어지고, 다시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기도하신다고 하신다.
어머니의 기도가 하늘에 닿아서 목사님이 다시 돌아오시면 나도 테입을 다시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했더니 맑게 밝게 웃으신다.
여덟 가지 복 중에 평화를 만드는 자는 복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진다고 하였습니다.(마태복음 5장)
목사님이 다시 돌아와서 어머님 마음에 평화가 충만하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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