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취재1부 차장대우)
한국일보 편집국에는 하루에도 수 차례씩 여기저기서 제보 전화가 걸려온다. 긴급한 사항을 가장 먼저 한인 신문사에 알려주는 고마운 독자에서부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 또는 미처 기자들이 속속들이 알아내지 못한 훈훈한 숨은 사연과 자랑스런 성공기에 이르기까지
제보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수많은 사연을 접하다보면 때로 황당한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뿌듯한 자랑거리를 전하는 경우 “기사를 싣는데 어떤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가?”라고 묻는 것이다.
한국일보를 포함한 한인 언론사들은 미주 한인 동포사회를 위해 필요한 정보는 가능한 신속하게 서비스하고, 기쁘고 흐뭇한, 그리고 때론 안타까운 동포들의 소식과 동정을 알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마치 신성한 기사를 물질과 연관시
키는 이런 경우는 더 이상 없어야겠다.
뿐만 아니라 때로 자신이 제보한 사연은 무조건 1면에 칼라로 실어줘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독자들도 있다. 이는 제보 전화뿐 아니라 외부 취재 때에도 자주 접하는 상황이다.
나름대로 자신들의 사연이 다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사를 1면에 실을 수는 없는 일이다. 기사의 지면배정은 편집국 수장인 편집국장이 사안에 따라 최종 판단해야 하는 일이지 취재기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도, 더군다나 독자들이 요구한다고 그리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또한 어떤 이들은 “이 내용은 꼭 써주고 저 얘기는 절대 쓰지 말라”면서 요청 수준을 벗어나 아예 즉석에서 기사편집을 지시하기도 한다.
기사는 기자가 전체 내용을 종합 취재하고 핵심을 발췌해 정리하면 이후 단계별로 데스크들의 손에서 내용이 수정, 보완되는 과정을 거친다. 독자들이 쓰라고 해서 쓰고, 쓰지 말라고 해서 기사 내용이 달라지지 않는다. 이 역시 기자와 편집국, 언론사의 취재와 편집방향에 따
라 결정되는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때로 자신의 제보가 기사화 되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독자들도 간혹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화 여부에 상관없이 올 한해도 각종 사연을 담아 망설임 없이 한국일보로 부지런히 전화 다이얼을 돌려준 독자들에게 무엇보다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 내년에도
편집국 전화가 끊임없이 울려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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