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에서 이런 큰 무대에 설 수 있게 해 주신 한인 여러분들. 정말 감사드리고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지난 23일 성황리에 펼쳐진 제 3회 할리웃보울 한인음악대축제에서 환상적인 무대를 펼쳤던 한 출연진의 공연 후 소감이다.
이날 출연진들은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여 할리웃보울에 모여든 1만 8,000 관객들이 이민 생활의 고단함과 시름을 잊고 마음껏 즐기기에 충분한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무대에 나선 출연진들은 한결같이 “LA한인들 만나서 반갑다”며 이렇게 큰 공연에 불러줘서(?) 고맙다는 멘트를 날렸다.
미국이라는 낯선 땅, LA 최대 야외공연장으로 손꼽히는 할리웃보울에서 그들이 공연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오늘의 한인사회의 위상을 세운 한인 이민자들의 공 이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사가 시작되기 전 공항과 호텔, 백스테이지에서 보여준 일부 출연진들의 모습에서는 이 같은 감사와 반가움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행사가 시작되기 이틀 전이었던 21일 호텔에 도착한 출연진들. 설레이는 마음으로 미국땅을 내 딛은 출연진들에게 LA한인들을 위한 인사말을 부탁하자 ‘제대로 된 메이크업이 되지 않았다’ 혹은 ‘인터뷰가 있다는 통보를 미리 받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기자와의 대화조차 거부했다.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은 감안하더라도 간단한 인사정도는 이 자리에 불러준(?) 미주 한인들과 주최측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출연진 자체보다 더 나서서 출연진을 과잉보호하던 기획사 측에도 문제는 있다. 대단한 멘트나 감동적인 연설이 아닌 “만나서 반갑다”, 혹은 “불러줘서 감사하다”는 간단한 인사조차 거부하고 황급히 호텔방으로 줄행랑(?)을 치던 출연진들의 모습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신인 때의 겸손함을 그대로 간직한 출연진도 있었다.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가수 설운도와 홍경민, 변진섭, 박진영과 비 등은 이미 확고한 정상의 자리에 있음에도 겸손과 예의로 주변을 대했다.
진정으로 LA한인들에게 다가서고, 그들의 애환을 느끼려했던 이들의 진심은 무대에서도 그 빛을 발했다. 공연장을 휘젓고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성원을 받아 앵콜 송까지 선보이고도 ‘그 비싼’ 한마디를 끝까지 거부하며 몸을 사렸던 모가수보다는 관중들 하나하나와 눈을 마주치고 한마디라도 더 건내려 했던 진심 어린 마음의 가수들의 공연이 더 잊지 못할 감동과 행복을 선사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홍 지 은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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