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 워렌은 가지런한 은빛 머리와 부드러운 미소로 TV에 등장한다. 자신이 5년 전에 창업한 온라인 결혼정보회사 eHarmony를 광고하기 위해서다. 토크쇼 호스트인 제이 레노가 워렌 박사의 남녀간 ‘29개 항목의 조화’를 진지하게 언급해 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eHarmony의 지명도가 높아졌다. 올해 70세인 워렌 박사는 짝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파트너를 찾아주려는 할아버지의 이미지를 풍긴다. 아이오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남부 특유의 소박한 인상이다. 낯선 사람에게도 따뜻한 포옹을 한다. 특히 46세의 아내 마릴린과의 사랑을 얘기할 땐 옅은 푸른 눈이 더욱 흐려진다. 워렌 박사는 eHarmony를 통해 연인을 엮어준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정서적으로 건강해야 하고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이어야 한다. 그리고 동성애는 불허한다. USA투데이가 최근 화제를 뿌리고 있는 워렌 박사의 eHamony를 소개했다.
오픈 5년만에 업계 4위로 급부상, 회원 750만명에 계속 증가
심리학 박사 창업주, 29개 분야 436개항 테스트로 ‘진면목’파악
21세 이상·동성애 불허·결혼 전제 교제·혼전 성 관계 반대
기혼자들 결혼생활 진단과 문제점 개선으로까지 영역 확대 계획
워렌 박사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온라인 결혼정보회사와는 매치가 잘 안될 것 같다. 그런데 그의 eHarmony가 Match.com, 야후, 스파크 네트웍스에 이어 업계 4위로 올라섰다. eHarmony는 중매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늦여름께 결혼생활을 진단하고 개선하는 서비스에까지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워렌 박사는 eHarmony를 창업한 뒤 기독교 웹사이트를 통해 홍보를 했다. eHamony가 기독교 정신에 근거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또한 놀랄 일이다.
TV와 라디오에 나오는 eHarmony 광고는 기독교와의 연계를 느끼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고비용은 5,000만달러, 올핸 8,000만달러로 잡고 있다. 종교적 색채를 숨기는 것은 아니지만 노골적으로 부각시키지도 않는 전략이다.
종교와 이념에 상관없이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하려는 생각이다. 그저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의 도덕적 가치 기준이 스며있다고 인식될 뿐이다.
다른 결혼정보회사와 달리 eHarmony는 신청자들에게 436개의 질문에 답하도록 한다. 신중히 생각해서 답해야 하는 물음들이다. 그리고 예비 파트너들에게 보낸다. 그리고 파트너의 사진을 보기 전에 이들 문항에 대한 답변을 먼저 보도록 권고한다. 신청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가 보다 신청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eHarmony의 핵심은 29개 분야이다. 호기심, 근면성, 포부, 전통에 대한 시각, 어린이에 대한 생각 등등. 각 분야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이다.
워렌 박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적응력이다. 이는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동력이다. 이들 29개 분야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비밀이다.
테스트는 무료다. 약 750만 명이 접수했다. 신청자가 일단 테스트를 하면 eHarmony에서는 결과를 분석해 신청자의 내면까지 파악해 본인에게 알려준다.
그 다음 파트너를 찾는 작업에 돌입하면 돈을 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예비 파트너들을 소개받게 된다. 이들과 각각 일정기간 교제를 한다.
뉴욕주 플래트버거의 모라 록우드(29)는 eHarmony를 통해 2003년 7월19일 조 앨릭스(30)를 알게 됐다. 두 달 뒤 실제로 만났다. 대화를 나누고 이메일도 수시로 했다.
이들은 오는 8월20일 결혼에 골인한다. 워렌 박사는 대체로 2년간 교제 후 결혼할 것을 권한다. 혼전 성관계에도 반대한다.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데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워렌 박사는 동성애 결혼은 많은 주에서 금지돼 있고 자신이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테스트를 본 신청자 가운데 약 16%를 거절한다. 이들이 결혼에 대해서 진지한 자세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1세 미만 신청자도 곤란하다.
우울증세가 있다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판단되는 신청자도 제외된다.
하지만 종교는 개의치 않는다. 무신론자건, 회교도건, 불교신자건 말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에 맞는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면 보다 나은 세상이 될 것이란 게 워렌 박사의 비전이다.
■창업자 네일 워렌
▲출생:1934년 9월18일.
▲가족:아내 마릴린 맨(46), 결혼한 딸 셋, 손자 9명.
▲학력:1956년 페퍼다인대학 사회학 전공, 1959년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신학석사, 1967년 시카고대학에서 심리학 박사.
▲경력:1967년 풀러신학대학원 심리학과 조교수, 1975~1982년 학장, 저서 10권, 1967~2000년 사설 심리상담가, 2000년 8월22일 eHarmony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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