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보도진이 31일 캘리포니아주 샌타 로사에 위치한 워터게이트 사건의 숨은 정보 제공자 W. 마크 펠트의 집 앞에서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내가 폭로” 당시 FBI 마크 펠트 부국장 밝혀
“조국 불의서 구하려”… 딥 스롯 각종 억측에 종지부
리처드 닉슨 행정부를 몰락시킨 세기의 밀고자 ‘딥 스롯’(Deep Throat)의 정체는 지난 30년동안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과 더불어 미국 정계의 최대 수수께끼였다.
당시 연방수사국(FBI)의 2인자로 부국장이었던 마크 펠트(91)은 사실 처음부터 딥 스롯일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1977년 5월 공개된 백악관 테입에는 닉슨 대통령이 사람들이 펠트를 ‘흰 쥐‘라고 불렀다며 그가 유대인이 아닌가 추측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는 1999년 언론 인터뷰에서 자기가 딥 스롯이었다면 더 효과적으로 스캔들을 폭로했을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었다.
백악관의 비밀을 속속히 밝힌 내부 정보제공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특종 보도한 워싱턴포스트의 기자 밥 우드워즈와 칼 번스틴의 베스트셀러 저서에서 드러났다.
이후 정계에서는 딥 스롯의 정체를 둘러싸고 갖가지 억측이 제기됐다. 헨리 피터슨 법무차관, 프레드 필딩 백악관 법률고문, ABC 기자 다이앤 소여, 연설작성자 팻 부캐넌, 존 딘 백악관 고문 등이 모두 딥 스롯 후보로 거론됐었다. 또 최근에는 딥 스롯이 죽어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자 갑상선암과 투병하는 윌리엄 렌퀴스트 연방대법원장이 딥 스롯이라는 추측이 번지기도 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딥 스롯이 한 개인이 아니라 여러 소식통을 종합한 가공의 인물이라는 이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우드워드와 번스틴은 2003년 워터게이트 관련 문서를 오스틴 소재 텍사스 주립대학에 기증하면서 딥 스롯의 정체를 밝힌 문서는 그가 죽을 때까지 공개되지 않도록 비밀 장소에 따로 보관해 왔다.
이처럼 30년동안 계속된 수수께끼는 펠트 자신에 의해서만 풀릴 수 있었다.
펠트의 가족은 이날 펠트가 최근 월간지 베너티 페어에 자신이 딥 스롯임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어 워싱턴 포스트가 이같은 주장의 진위를 확인했다.
샌타 로사에 거주하는 펠트의 손자 닉 존스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조부가 “조국을 불의에서 구하기 위해 자신의 신변의 위험을 마다하지 않은 영웅”이라고 믿는다며 그는 2002년에 처음으로 친구에게 비밀을 밝히기까지 자신이 딥 스롯이라는 사실을 가족으로부터도 숨겨왔다고 밝혔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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