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사태가 발생한 라구나비치 블루버드 캐년지역.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주택들이 흉물스럽게 변해 있다. <이승관 기자>
대형 산사태로 1천여주민 새벽 긴급 대피
지난 겨울 폭우로 지반약화
굉음에 놀라 잠옷바람 탈출
2일 오전 6시45분께 부촌인 오렌지카운티 라구나비치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28채의 주택이 완전 붕괴되거나 부분 파손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주민 4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뿐,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라구나비치 시에 따르면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에 인접한 플라밍고와 블루버드 캐년 지역에서 갑자기 발생한 산사태로 17채가 완파 또는 부분 파손으로 거주불능 상태에, 11채는 안전진단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또 인근주택 345채의 주민 1,000여명에 대해 긴급 퇴거명령이 내려졌으며 전기와 개스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당국은 피해지역에서 계속 흙이 흘러 내리고 있어 추가 산사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피한 주민들의 귀가여부는 3일 오후 2시에 결정될 전망이다.
한 순간에 집을 잃은 세리 웨이는 “샤워중 갑자기 ‘사각 사각’하는 돌 부서지는 소리가 나 살펴보니 집과 땅이 갈라지고 있었다”며 “집을 빠져 나온지 10여분도 안돼 무너져 내렸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TV를 시청하던중 갑자기 ‘쿵’하는 굉음이 들려 밖으로 뛰어 나가보니 인근 주택들이 산사태로 떠밀려 내려오며 붕괴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라구나비치 경찰은 이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여자어린이 등 4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오후까지 소방국과 함께 피해 주택들을 점검하며 실종자 여부를 수색하는 한편 주민들의 대피를 도왔다.
이번 산사태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겨울시즌 집중호우로 인한 지반약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기상대는 이 지역 우기 평균 강우량이 13.18인치지만 올해는 두배가 넘는 27.86인치를 기록중이라고 밝혔다.
시당국은 지질전문가들을 동원, 공중에서 피해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여 추가 산사태 가능성을 관찰할 예정이며 주 및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요청도 검토중이다.
한편 이번 산사태로 인한 피해자들을 위해 시당국은 인근 라구나비치 고교 체육관에 임시 거처를 설치했으며 적십자는 성금모금 등 구호활동에 착수했다.
2일 라구나비치 산사태로 한순간에 집을 잃은 한 여성피해자가 울먹이자 소방관들이 위로하고 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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