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들은 황우석 교수가 관련된 줄기세포 스캔들에 지나친 열정과 거의 만장일치의 확신으로 반응하고 있다. 황 교수에 대한 이같은 놀라운 지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정진하는 전세계의 과학자들에게도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안전한 과학이 항상 최선의 과학은 아니다. 줄기세포처럼 기술적으로 어렵고 때로 윤리적으로 복잡한 과제인 경우엔 특히 그렇다. 오랜 연구 결과의 혜택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발견해 낼 때까지는 알 수 없다. 황 교수도 분명히 발견해 내려고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것은 배짱도, 패러다임의 전환도, 영예도 아니다.
황 교수는 2004년 성인 환자로부터 첫 줄기배아세포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서울대학의 황 교수팀은 파킨슨병 같은 질병치료 연구에 있어 세계의 과학자들을 선도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황 교수의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올해의 발명으로 선정, 황 교수의 업적을 치하했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 과학계 곳곳에선 어떻게 그처럼 많은 신선한 난자를 손쉽게 얻을 수 있었나에 대한 귀엣말들이 나돌고 있었다. 결국 점점 부풀어진 의혹은 스캔들로 터지고 말았다: 한국의 한 뉴스 프로가 보통은 구하기 힘든 신선한 다량의 난자를 비밀리에 제공한 사람은 2명의 젊은 여성 연구원이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 스토리는 전세계의 탑 뉴스가 되었다: 황 교수는 윤리적 하자가 있었음을 시인했고 ‘세계 줄기세포허브’ 연구소 소장직을 사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지지는 한결 같았다. 한 가지 주시할 것은 줄기세포 과학에 대한 이처럼 높은 여론의 지지가 종교적 가치관이 강한 사회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같은 연구가 우파의 정치적 반대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과는 대조를 이룬다. 한국 국민들은 때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과학이, 가장 간단한 감염으로부터 복잡한 소아마비나 에이즈에 이르기까지 모든 질병의 치료를 위한 업적을 쌓아왔다고 인정하고 있다.
또 한국 국민들은 서양인과 달리 가부장적인 의식이 강하다. 두 명의 젊은 여성 연구원들은 난자를 기증하도록 위협을 받았을까, 아니면 연구를 돕고 싶은 일념으로 단순히 기증했을까?
마지막으로 국가 자존심이라는 이슈가 있다. 황 교수 같은 선구자적 위치의 과학자를 갖고 있다는 것은 한국인에게는 밖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중국과 일본과, 이전의 소련의 그늘에 가려 한국은 일종의 잊혀진 나라였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이후 한국은 세계 경제의 정상을 향해 발톱을 내뻗는 호랑이처럼 뛰어오르며 혁신과 민주주의, 그리고 탄탄한 외교력을 갖추고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은 황 교수에 대한 감정적인 지지와 뉴스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존중 사이의 균형을 갖출 필요가 있다. 지금 한국에선 난자출처 의혹 등 황 교수 스토리를 다룬 TV 프로와 방송국에 대한 격한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매체를 비난하는 여론의 분노는 불행한 것이다. 정치권에서 황 교수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한편 생명공학 관련 새로운 윤리위원회를 설립한 것은 현명한 일이다.
동시에 이번 황 교수 스캔들은 한국의 언론에 자체 검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윤리적 딜레마에 관한 난해한 케이스로 이성과 판단의 민감한 균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이같은 이슈는 모든 것을 단순화시키고 과대 포장하는 거친 뉴스 미디어가 다루기엔 너무 복잡 미묘하다.
개척자 황 교수에 관한 논쟁은 과학자와 언론인 모두에게 이런 면에서 고전적인 케이스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탐 플레이트
UCLA교수·아시아태평양
미디어 네트웍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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