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브 루스와 행크 아론의 홈런 신화
베이브 루스와 행크 아론의 홈런 기록을 눈앞에 둔 자이언츠의 슬러거 배리 본즈는 과연 홈런쇼로 미국을 흥분시킬 것인가. 새 시즌 메이저리그의 최대 관심사중 하나는 본즈의 홈런 기록 경신 여부.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홈런 쇼는 커녕 본즈가 올 시즌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지 조차 오리무중이다. 메이저리그의 홈런왕은 새 시즌 타석에 서보기도 전에 흠씬 두들겨 맞고 있다. 지난 시즌 내내 떠들썩했던 스테로이드 악령이 더욱 세차게 본즈를 물어뜯고 있는 것이다.
701호 홈런 맞았던 투수 데이빗 웰스
스테로이드 파문 ‘본즈는 자격 없다’ 직격탄
조 토리 감독도 동조, ‘앤티 본즈’ 대열 가세
개막을 목전에 두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의 두 기자가 쓴 ‘어두운 그림자의 경기(Game of Shadows)’란 새 책에서 본즈의 스테로이드 등 경기력증강 약물 복용은 이미 5년 전부터 계속됐다는 주장이 나오자 약물파문은 설상가상으로 악화돼 ‘야구 동업자들’ 사이에서도 비난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운 나쁘게도 본즈에게서 701번째 홈런을 맞은 고참 투수 데이빗 웰스가 가장 먼저 비난의 말을 험하게 뱉었다. 추가 혐의가 제기된 다음날인 8일 웰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이언츠의 슬러거 본즈가 베이브 루스의 714개 홈런 신화를 깨는 것을 자신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웰스는 본즈의 야구 기술을 높게 평가하지만 만약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면 “남자답게 나서서 이를 시인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죄를 지었다면 깨끗이 속죄하는 것이 거짓말하는 것보다 존경을 받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즈는 현재 홈런 708개로 루스의 기록까지는 7개, 행크 아론의 기록까지는 48개를 남겨두고 있다. 올 한 시즌만 잘 하면 루스의 기록은 물론, 메이저리그 역대 홈런 기록도 갈아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본즈의 기록 경신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스테로이드 추문자에 의한 홈런 신화가 훼손될지 모른다는 사실에 웰스처럼 분노하는 목소리가 높다.
양키스의 조 토리 감독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보다 통계와 기록이 중시돼 진실성이 중요한데 배리의 케이스는 참 수치스런 일이다. 팬들이 앞으로 야구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된다” 곧 출간되는 ‘게임 오브 새도우즈’는 본즈가 경기력 향상 약물을 지난 1998년부터 시작해 최소한 5년은 복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약물이 메이저리그에서 금지된 것은 지난2002년 시즌 이후부터다.
웰스는 본즈가 만약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이 판명된다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도 없다며 독한 말을 한마디 덧붙였다. “만약 행크 아론이 스테로이드를 먹었다면 755개가 아니라홈런을 1,000개는 쳤을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수치며 야구가 큰 해를 입게 됐다”.
웰스는 2004년 시즌 샌디에고에 있을 때 본즈의 701호 홈런을 맞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명예의 전당 입성문제에 대해 조 토리 감독은 “투표자 개개인들의 판단에 맞기는 것이 좋겠다”며 “하지만 홈런 기록이 훼손된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