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코리안 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투수들의 무덤’에서 올 시즌 한국인 빅리거 투수 첫 승리를 신고했다.
박찬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9안타로 4실점(3자책)하고 팀의 13-4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박찬호는 올해 한국인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먼저 첫 승리를 올렸고 메이저리그 통산 승수를 107승으로 늘렸다.
직구 최고구속 150㎞로 총 투구수 104개 중 스트라이크는 69개. 사사구 2개를 허용했지만 제구가 나쁘지 않았고 시즌 방어율도 4.86으로 좋아졌다.
특히 숀 에스테스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임시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의 인상적인 피칭으로 브루스 보치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줘 선발 롱런 기대를 부풀렸다.
지난 15일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올해 첫 선발로 나서 5이닝 4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던 박찬호는 올해 2번째 선발 등판에서 투수들이 불리한 쿠어스필드의 악조건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해 서부지구에서 우승했지만 올해는 지구 최하위로 밀린 샌디에이고 타선도 이날 19안타를 몰아치는 화끈한 공격으로 박찬호의 첫 승을 도왔다.
1회초 4점을 뽑아준 팀 타선 덕분에 공수교대 후 기분 좋게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첫 타자 코리 설리번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아 출발이 좋지 않았다.
다음 타자 제이미 캐롤의 땅볼성 타구 때 1루수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3루로 던졌고 협살에 걸린 설리번을 잡으려고 서두르다 유격수 카릴 그린이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이 나와 결국 토드 헬튼의 희생 플라이 때 첫 실점했다.
다행히 올 시즌 4할대 불방망이를 선보인 개럿 앳킨스를 2루수 앞 땅볼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쳤다.
박찬호는 2회에도 브래드 호프의 볼넷과 제이슨 스미스의 우전안타로 1사 1, 3루에서 몰렸지만 미겔 오하다를 또 한번의 병살타로 잡아 실점 위기를 넘겼다.
3회에는 2사 1루에서 `천적’ 헬튼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샌디에이고 타선은 박찬호를 제외한 선발 전원안타의 매서운 화력으로 3회 1점과 4회 3점을 보태 8-1, 7점차로 달아나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힘을 얻은 박찬호는 4회에도 호프를 3구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등 공 6개로 3명의 타자를 처리하는 위력적인 피칭으로 깔끔하게 틀어 막았다.
그러나 5회 1사 후 오하다에게 좌월 1점 홈런을 맞은 뒤 라몬 라미레스, 코리 설리번, 캐롤까지 4타자 연속 안타로 만루를 허용, 최대 위기를 맞았다.
냉정을 잃지 않은 박찬호는 중심 타선의 3번 헬튼과 4번 앳킨스를 모두 플라이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고비를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확보했다.
6회 몸 맞는 공과 우전 안타로 맞은 무사 1, 3루에서 포수 롯 보웬의 패스트볼과 스미스의 2루 땅볼로 2점을 내준 박찬호는 7회 헬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자범퇴시키고 8회 타석 때 대타 제프 블럼으로 교체됐다.
특히 박찬호는 통산 상대 전적에서 4홈런 등 타율 0.360의 강점을 보였던 강타자 헬튼을 삼진 1개 등 3타수 무안타로 잡아 기분이 좋았다.
샌디에이고는 8회 곤살레스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1사 만루에서 벤 존슨이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루타를 날렸고 박찬호에 이어 드원 브래즐턴을 올려 9점차 대승을 낚았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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