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모목사(하트포드연합감리교회)
얼마 전, 한국에서 어떤 목사님의 ‘장례식’이 ‘천국입성축하예배’란 다소 생경한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고인의 영혼이 천국에 입성했다는 것이 무슨 새삼스러운 일이라서 ‘축하’할만하였는지,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장례식이란, 고인과 별리의 슬픔을 당한 유가족에게 하늘로부터 위로받도록 간구하고, 또 이미 영혼이 떠나간 이의 시신은 마땅히 흙으로 돌아가야 하겠기에, 하나님의 엄숙한 심판에 대하여 영탄하는 기도를 드리며, 평소 고인의 좋은 삶을 본받고자, 또한 생전의 유지를 이어가자 다짐하는 예식이다. 이것을 ‘천국입성축하예배’라는 이름으로 했으니 더 보충적인 설명이 필요하겠다.
죽은 이가 세상의 모든 고통을 면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축하’라는 용어를 쓰게 되면, 차라리 잘 죽었다는 뜻으로도 곡해될 수 있다. 이런 언사는 자칫, 죽음 자체를 미화하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더 나아가서 행여, 육체의 감옥에서 영혼이 해방되었다는 식으로 가르치던 초대교회의 영지주의자들의 도전이 재현될 위험도 있다.
사람은 예수 믿고 세례 받는 순간 구원은 이미 시작된 것이며 하늘이 열리고 영생이 회복된 새 생명이다. 즉 옛 사람은 죽고 새사람이 살았으니 신생이요, 이제 죽은 자의 부활까지의 중간상태는 이미 성화되어 ‘잠자는 자’의 반열에 들어 안식에 들어간 것이다. 고인의 영혼은 낙원에 이르렀으나, 아직은 천년왕국의 상급이 주어지지 않았으며, 부활의 새 몸을 입기까지, 즉 마지막 대 심판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에 먼저 올라간 이들과의 이 세상에 머무는 이들간의 별리의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성경적으로도 전혀 잘못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죽은 자를 가리켜서 ‘환송한다’거나 심지어 ‘축하한다’는 말을 쓰는 것은 성경적으로 판단하건대 바른 표현이 아님을 지적한다. 죽은 이의 시신을 엄수함에는 아무런 이의가 없다, 하나, 죽은 자의 시신이 하나님 앞에서 제물로 적합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즉, 이미 죽어 영혼이 떠난 시신을 하나님께 예물로 삼는다는 것은 성경적으로 옳지 않기에 죽은 자를 위하여 ‘예배 드린다’보다는 ‘예식’이라해야 맞는 것이다.
또한 천국에 입성한 이를 ‘환영’한다면 과연 어느 누가 천국에 입성한 사람을 환영한다는 말인지, 그 주체를 확인해 본다면, 이들이란 과연 누구여야 할까? 우리 주님과 함께 한, 주안에서 죽어 먼저 천국에 가 있는 성도들이거나, 하늘의 천사들만이 환영할 수 있음인데, 아직 땅에 남아 있는 자들이 ‘환영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환송예배’란 제하의 예식을 고집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마치 죽은 자의 영혼이 떠나감을 너무나 잘된 일이니, ‘환영하여 보낸다’는 뜻으로 해석되므로 부적절한 표현인 것이다.
우리는 시신을 하나님께 예물로 드릴 수 없으니 ‘장례예배’라 칭하기에는 부적절하다. 마땅히 영혼이 이미 떠나갔으므로,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언사는 마땅히 ‘장례예식’이라 칭함이 옳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이미 죽어 고인이 된 이의 시신을 예의로 엄수하는 행위는 무론, 인간의 존엄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성경적 신앙을 믿고 지키는 이들은, 고인에게 영결(永訣)을 고하거나, 명복(冥福)을 비는 일은 하지 아니한다. 이는 명백히 성경적 부활신앙과 내세 상봉 소망에 반하는 까닭에서다.
간혹, 지상에서 게재된 부고문 중에 ‘00병으로, 또는 사고로 소천했다’, 혹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소천하셨다’라고 하는데 잘못된 언어표현이다. 소천(召天)이란, 하늘이 부르셨다는 뜻이니 하늘에서 불러가셨다(召天)라고 하려면 굳이 이유를 붙일 필요가 없다. 무슨 병이나
사고라는 세상적인 이유를 굳이 밝히고자 한다면 ‘하늘’을 언급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하늘과 세상의 원인 모두를 밝히고자 한다면 ‘아무개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別世)’라든지 ‘00일00시에 하늘에 부르심을 받았다(召天)’거나 ‘지병으로 고생하다가, 하늘에 부르심을 받았다’라고 문장을 다듬는다면 다소 무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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