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1960년대 들어 바다 동물들의 탐색·유영 능력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일명 ‘해군 해양 포유류 프로그램’이다. 돌고래·벨루가고래·바다사자 등을 주요 대상으로 삼은 연구였다. 특히 인간과 소통할 정도로 지능이 높고 깊은 바닷속에서 빠르게 헤엄치며 초음파로 물체를 식별해 내는 돌고래 연구에 집중했다. 돌고래 연구 초기에는 해저로 각종 물건을 나르거나 길 잃은 잠수부들을 안내하는 단순 작업을 훈련시켰다. 이후 점점 난도를 높여 바닷속 기뢰를 찾아내 식별용 부표를 설치하고 수중에서 적군 요원·함정을 탐지하는 소해·정찰 임무까지 가르쳤다.
■돌고래 부대는 1965년 발발한 베트남전 때 처음 실전에 투입됐다. 다섯 마리가 베트남 파병 미군의 집결지였던 깜라인만(灣) 일대에서 해상 감시 활동을 했다. 이어 1980년 시작된 이란·이라크전이 수년간 장기화되던 중 인근 유조선들까지 공격받자 미 해군은 1986년 돌고래 여섯 마리 등을 투입해 페르시아만의 바레인항 정찰 및 상선 호위, 기뢰 제거 작전을 펼쳤다. 잇따른 실전 성과에 고무된 미 해군은 번식 등을 통해 1980년대 돌고래 부대를 100마리 이상 키웠다가 냉전 종식 후 대폭 축소했다. 옛 소련도 돌고래 부대를 운용했는데 러시아가 이를 계승해 돌고래 부대를 흑해 해군기지 순찰에 활용 중이라고 한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일대에 기뢰를 깔고 해상을 봉쇄하자 돌고래 부대가 다시 외신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는 호르무즈해협 기뢰 제거 작전에 주로 수중 드론 등이 투입되고 있지만 향후 돌고래도 소해함·드론 등과 함께 복합 작전을 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국군은 6·25전쟁 당시 연합군 차원에서 감행했던 원산상륙작전이 북측 기뢰에 막혀 열흘 넘게 지연됐고 그사이 남하한 중공군에 밀려 국토 완전 수복에 실패한 아픈 경험을 안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미군처럼 정교하고 복합적인 소해 작전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민병권 서울경제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