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종감독(미연합감리교 초대한인감독)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의 두 번째 말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이다. 나는 이 기도를 할 때 “주님의 이름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님의 이름을 사랑합니다. 주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부끄럽게 아니하며 영광돌리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의 이름은 너무 거룩하여 구약에서 히브리 민족은 십계명의 제3계명에 명한대로 혹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할까봐 그 이름을 부르기를 두려워했다. 모세가 하나님께 그 이름을 물어 봤을 때(출애 3:13-14) 처음으로 하나님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I am Who I am 또는 ‘I AM’)라고 이름을 가르쳐 주신다. 거기서 나오는 히브리말에서 ‘여호와’라는 이름이 나왔다. 그것도 히브리 자음 세자(YWH)로 되어 있고 성경에 그 세자가 나오면 발음 내어 부르기를 두려워하여 오랜 세월동안 발음을 하지 않은 결과로 바른 발음을 잊어버렸고 최근 성경학자들이 바른 모음을 붙여 그 세 자음(YWH)의 바른 발음은 ‘여호와’가 아니고 ‘야웨’라고 하여 혹 어떤 성경 번역에는 ‘야웨’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할 것은 그 이름의 뜻이다. 한국 성경에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했는데 그 뜻은 더 넓고 심오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즉 “나는 있는 자”라는 말은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전화 할 때 이름을 대지 않고 “나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말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오실 때 “나다”하고 오신다. 하나님을 믿고 아는 자는 곧 그것을 알아듣고 하나님을 알아 모시는 것이다. 비근한 예를 든다면 부부 사이에 한국 사람들은 “여보”하거나 요즈음에 와서는 “자기야”라고 부른다. 그것은 의미를 포함한 이름이 아니요 ‘나와 당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관계를 표시하는 말이다. 미국 사람들은 부부간에 “Honey” 또는 “Sweetheart”
“Darling”(직역을 한다면 ‘꿀’ ‘달콤한 마음’ ‘사랑하는 이’)이라는 원초적인 호칭을 쓰는데 우리의 표현 방법은 조금 다르다.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한 한국 유학생이 처음 미국가정을 방문했는데 남편이 부인을 “하니”(꿀)이라고 부르자 그것이 그 여자의 이름인줄 착각하고 자기도 “하니”라고 부르자 당황한 그 남편은 “저 여자는 나의 ‘하니’지 너의 ‘하니’는 아니야”라고 교정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친밀한 부부간에만 사용되는 애칭이라는 말이다. 하나님과 믿는 자녀인 우리와의 관계도 그러하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기도로 나아 올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기’가 되신다. 즉 그는 ‘영원하신 자기’라고 할 수 있다. 마틴 부버는 우리들의 가장 기본적인 관계는 ‘나와 너’의 관계(I and Thou)에서 시작이 된다고 했다.
우리 문화에 부부간의 호칭으로 “자기야” “여보”등 뜻이 없는 말을 쓰듯이 하나님 앞에 오면 장황한 호칭이나 대명사가 필요 없다. “아버지” 또는 “주님”하고 다가오는 우리에게 ‘스스로 있는 자’ ‘I AM’이신 하나님은 “나다”하고 다가오신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는 ‘자기’이심으로 기도를 하는 나와 들으시는 하나님 사이에는 ‘나와 당신’의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요 그것이야 말로 가장 긴밀하고 거룩한 관계이다.
우리말에 ‘하나님’이란 호칭은 어느 나라 말보다 깊은 뜻이 포함된 말이다. 즉 ‘하나’는 하늘을 뜻하면서 크시고 ‘하나’이신 ‘님’ 곧 사랑과 충성의 대상을 의미한다. 그 하나님이 ‘자기’(Self)를 계시하실 때 그 아들 예수님을 통하여 나타나셨으니 곧 ‘말씀이 육신’으로 오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그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 것인가? 주님의 이름은 이미 ‘거룩한 이름’이다. 우리는 그 이름을 믿고 그 이름을 위하여 거룩하게 살 때 주의 이름이 우리를 통하여 거룩히 여김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그 반대는 그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는 것이요 그 이름을 더럽히고 부끄럽게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이 기도를 할 때 이미 우리는 우리 생이 성별된 거룩한 생이 되기를 약속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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