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사모(낙원장로교회)
주일예배를 드리고 새 가족을 위한 환영 모임을 모세스 파크에서 가졌습니다. 오늘 피었다 지는 들풀도 입히는 하나님, 푸른 하늘을 나는 새들도 먹이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산에 가면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면서 쪽빛 바다와 흰 모래사장, 그리고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넓은 바다가 보고 싶고, 바다에 가면 시원한 그늘에 있는 초록빛 산과 계속이 생각나는 여름. 그야말로 덥고 끈적끈적해서 불쾌지수 팍팍 올라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름입니다.
혹시 파도타기를 해 본적이 있습니까? 뙤약볕이 내리쬐는 바닷가를 거닐다가 바닷물에 발을 담그면 내려치는 파도에 놀라서 달아나 버리는. 낯선 것은 선뜻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겁 많은 나. 이런 겁쟁이에게 어느 성도님께서 파도 타는 법을 훈련시켜 주었습니다. 파도는 깊은 곳에서 타야 오히려 물살이 부드럽고 안전하다는 것. 파도를 두려워 말고 똑바로 바라보다 파도가 가까이 다가오면 살짝 발을 들어 몸을 물결에 맡겨 버리라는 것입니다. 파도에 실린 몸은 가볍게 물 위에 떠서 파도를 넘어가는 파도타기는 스릴 만점이었습니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끼리도 손에 손을 잡고 하나 둘 셋을 외치며 파도 위로 점프하면서 파도를 타면 바다를 안는 기분, 바다를 탐험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파도가 올라가면 내려가는 재미
도 있고, 파도 타는 재미는 내려올 때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거센 파도에 밀려 코가 찡해지도록 해변 가에 내동댕이쳐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래에 긁히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넘어져 심하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 공유하며 우린 서로 마음이 가까워지고 하나가 되었습니다.
인생에는 파도를 일으키는 수많은 순풍과 돌풍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만사가 자기 생각대로 될 때는 순풍이 부는 것 같았는데, 생각대로 되질 않고 일마다 뒤 엉킬 때는 돌풍과 거센 파도를 만난 쪽배처럼 송두리째 흔들립니다. 파도타기를 하면서도 마음은 줄곧 인생의 파도타기를 생각했습니다. 거센 파도가 날 향해 와도 두려워하지 않음은 예수님께 내 삶의 전부를 맡겨 버렸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사람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생명 에너지입니다. 그 어떤 장애물도 극복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믿음이 없으면 장애물이던 것들도, 믿음이 있으면 그 장애물이 오히려 디딤돌로 바뀝니다.
가치 있는 것들은 대부분 부딪쳐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경험했기에 알게 된 것입니다. 사실 수영이나 하고 파도타기를 즐길 만큼 한가롭고 평안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 환경은 오히려 마음이 조급해지고 울고 싶었습니다. 인생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는 우리들에게 찾아오는 고난이라는 거센 파도는 때론 불신앙, 병, 가난, 실패, 좌절, 오해, 열등감, 깨어진 인간관계라는 얼굴로 광풍을 일으키며 온몸이 부서지게 내려치기도 합니다.
그래도 밀리고 넘어지면서 서툴지만 더 열심히 파도를 향해 달려가야 합니다. 주님께 믿음으로 모든 것을 맡기고 우린 고난이라는 파도를 두려워 도망 다녀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나 일 앞에 스스로 정직해지는 것입니다. 고난은 양면성이 있습니다. 아픔만큼 인생에 많은 유익을 주고 있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파도와 같은 고통도 내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고통은 축복이 되기도 합니다. 칠흑 같은 밤이 환한 낮을 알게 하는 것과 같이 고통이 있기 때문에 기쁨도 더 빛이 납니다. 어떤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기쁨이 있습니다. 믿음이 있기에, 오늘도 두려움 없이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갑니다. 모세스 파크에서 파도를 타는 짜릿한 즐거움을 배운 우리는 거센 파도 앞에서 “하나, 둘, 셋”을 외치며 발을 살짝 들어 몸을 물결에 맡겨 봅니다. 지금은 이 찜통 같은 더위에 지쳐서 힘들어 하지만 가을이 되어서 울적해지고, 겨울이 되어서 추워지면, 분명히 밝고 활발했던 여름
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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