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희(뉴욕예일장로교회 오르간니스트)
고전음악의 극치를 이룬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는 계몽주의와 합리주의를 통한 교회 비판이 서구사회를 풍미하기 시작한 1756년 1월27일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불란서혁명이 터진 이듬해인 1791년 12월5일에 35세라는 젊은 나이로 비엔나에서 사망한 세기적인 작곡가이다. 금년은 그의 250회 생일을 기념하는 해로 그의 출생지 잘츠부르크는 물론 전 세계와 미국에서는 그의 음악이 수없이 공연되고 있다.
모차르트는 35년이라는 짧은 세월에 600곡 이상을 작곡했다. 종교음악에 관한 작곡도 Missa Brevis in C major를 비롯해서 오르간 음악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17개의 소나타가 있다. 그는 10세 때부터 교회 음악을 작곡했으며 12세 때 첫 미사를 작곡했고 그 후 두 개의 저녁성가를 포함해서 60개 이상의 교회음악을 작곡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작품인 레퀴엠
(requiem)도 있고, 유명한 ‘Munich Kyrie’ in D minor와 C Minor Mass도 있다.
그의 음악에는 그의 심오한 신학이 담겨져 있다.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과 소망이 들어 있고, 하나님의 천지창조와 그의 선하심을 노래하고 있다. 마치 음악 부호가 서로 떨어져 있을 때는 좋은 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그 음들이 모여서 일정한 형태를 이룰 때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되는 것처럼,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 전체가 합해질 때 나타나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우주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그는 노래하고 있다. 갈등과 고통과 질병으로 가득 찬 사회에 대해서도 그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드러내고 있다.
모차르트는 확실히 낙천주의자였다. 베토벤의 비관적인 작곡에 비하면, 그의 낙천성은 더 잘 알 수 있다. 봉건사회가 무너지는 와중에서 그리고 노도처럼 다가오고 있는 불란서 혁명 전야에 그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을 가장 잘 포착하고 있는 신학자가 신교신학자 칼 발트(Karl Barth)이다. 발트는 이 점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모차르트는 부조화로 얽혀진 생활을 음악으로 대언했다. 이 실상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의 확실한 터 위에서, 그리고 그 터전 때문에. 그는 항상 창조에서 실생활로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창조로 옮아가고 있다. 빛은 증가하고, 그늘은...꺼져 가며, 기쁨이 슬픔을...뺏어가고, Yes는...No보다도 언제나 더 크게 울린다.”
발트는 또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때 우리는 햇빛과 폭풍 속에서 낮과 밤에 선하고 질서 있는 세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20세기의 인간으로서 우리는 용기와 순수성과 평화로 축복다운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모차르트의 대관식미사를 에반스톤에서 열린 World Council of Church
에서 공연되기를 원했었다. 그리고 모든 교회는 교파를 떠나서 그의 미사를 예배의 순서에 넣기를 권장하고 있다. 발트는 천지창조의 ‘거룩한 선하심의 내재성’을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읽고 있는 것이다. 발트에 못지않게 모차르트의 교회음악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신학자들은 실존주의 신학자 키르케가드(Dane Soren Kierkegaard)와 천주교 신학자 큉(Hans Kung)이다. 키르케가드는 모차르트의 Don Giovanni 를 갖고 우리의 실존을 심미적인 실존과 윤리적인 실존과 종교적인 실존으로 분류하고 독일의 이상주의와 인간 찬양을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의 무한한 차이를 분명히 하는 데 모차르트의 미사곡을 사용하고 있다.
큉의 모차르트 분석은 발트나 키르케가드보다 훨씬 심오한 면이 있다. 그의 저서 ‘모차르트: 그의 초월성의 흔적’에서 모차르트의 종교성과 발트가 추천한 Coronation Mass의 분석이 그 예이다. 모차르트의 종교음악을 18세기의 문화와 음악관습을 반영하는 것 이상으로 보지 못하는 해체론자들(deconstructionists)은, 즉 초월성을 부정하는 독자들은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초월성과 영원성에 관하여 Josef Krips는 이렇게 말한다. “베토벤의 음악은 하늘나라로 올라가려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모차르트의 음악은 하늘나라에 쓰여졌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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