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뉴욕한국인그레잇넥교회 원로)
개신교 선교사들이 들어오던 1885년 전후의 한국의 정황을 간략히 살펴보자. 복음의 씨를 뿌릴 땅이 어떠한 것인가를 보여주기에, 초기 한국교회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정치적으로는 철종의 뒤를 이은 고종이 12세의 나이로 1863년에 즉위하였기에 그의 부친 흥성대원군이 실권을 장악하고 인재등용, 당쟁지양과 신분이나 지방의 차별 배제등 상당한 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대원군의 무리한 독단의 정치, 경복궁 재건, 쇄국정책 등은 정치적 소요와 함께 경제적 파탄을 가져왔다. 대원군은 두 양요라 할 프랑스나 미국 군함을 격퇴시켜 평정을 되찾고 쇄국정책을 폈다. 두 양요에서 프랑스나 미국은 물러갔다.
그러나 일본은 1854년 미국과 화친조약을 맺은 후 여러 통상조약을 체결하며 1867년에 명치유신의 왕정을 복구하며 서양의 근대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 부국강병을 이루고, 한국에 대한 침략의 기회만 기다리고 있었다. 고종12년인 1875년 일본은 운양호를 강화 앞바다에 정박하여 한국의 수비병이 발포케 함으로서 고의적인 운양호사건을 일으켰다. 이를 구실로 1876년에는 구드라를 특명정권으로 임명하여 군항 7척과 약800명의 육군을 거느리고 강화에 상륙하여 협상을 강요했다. 강압에 눌린 고종은 신헌을 파견하여, 결국 1876년 병자수호조약이라는 조일수호조규를 체결하되 불리하고 불평등한 조약으로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계속적인 침략을 우려하는 청은 한국정부가 미 불 등과 통상조약을 맺도록 했다. 이는 일본의 진출을 막으려는 의도에서였다. 이후 조정은 미국 영국 독일 이태리 러시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등과 계속 통상을 넓혀갔다. 이러한 여러 나라들과의 통상은 세계정세에 대한 지식을 넓히며, 개화사상이 김홍집, 김윤식, 어윤중, 민영익 등의 정치가들과 김옥균, 박영효, 서광범, 홍영식, 서재필 등의 청년들을 중심으로 급진전하여 갔다. 1884년의 갑신정변은 김옥균 등의 젊은 개화파를 중심한 정변이었다. 그러나 개혁이 공포되기도 전에 청군의 충돌로 김옥균 박영효 등은 일본으로 망명하게 되고, 열강세력의 한국침입 정책이나 일본과 청의 한국에서의 지배권 각축전은 더 심화되어 갔다.
1885년에 일본의 이등박문이 이홍장과의 회담을 위해 청국을 방문하여 천진조약을 맺고 청일 양군은 철수하고 파병할 때엔 서로 사전에 통고하도록 하며, 한국에서 양군은 철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청의 원세개는 여전히 서울에 남아 국정을 간섭하기에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또한 러시아 공관의 등장은 청에게 새로운 위협이 되었다. 외교수완이 능란한 러시아의 웨베르 대표는 친로세력을 구축하였고 청일을 견제하던 고종과 민비는 친로정책으로 선회했다. 러시아의 남진에 대해 경계하는 나라는 영국으로, 저들은 대함대를 거문도에 정박하고 교섭 끝에 어느 나라도 한반도엔 주둔하지 못한다는 다짐을 러시아에게서 받은 후에 물러섰다. 1887년 박정양이 주미전권대사로 미국에 파견되어 위기를 타개하려 한 것도 청·일·로·영 등의 각축 속에서 타개책을 간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에 개신교가 전래되던 때는 바로 이과같이 열강이 한국을 중심으로 세력다툼을 하며, 혼란한 국내는 조정의 무능과 타락, 탐관오리들의 탐욕 등으로 나라의 피폐가 참으로 심하던 시기였다. 왜군이 궁정에 난입하여 황후를 살해하는 1895년의 을사사변은 특히 왜정의 횡포가 얼마나 극심하고 조정은 무능했던가하는 실증이었다. 1894년 전봉준의 지휘 하에 다수 농민들이 합세하여 동학농민군의 봉기가 일어나고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이러한 농민들의 봉기가 나라 여러 곳에서 계속된 것은 민생의 형편이 얼마나 어려웠던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역사적 사실이다. 한말의 나라가 외세와 조정의 무능 타락 등으로 온통 뒤흔들리며, 지배층의 정치세력이나 백성들 할 것 없이 모두가 지치고 구국의 살길만을 애타게 찾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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