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결혼위한 ‘투자’
두고두고 삶의 ‘족쇄’
20대 70% 빚 있다
월급은 생활비도 빠듯
평생을 갚아야 할 판
일확천금이 판을 치는 사회. 사람의 인생은 하루아침에 변한다는 생각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서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오늘만을 위해 사는 ‘배짱이족’들도 있지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불구, 빚더미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20~30대들이 늘고 있다. 이와 같은 심각한 크레딧 카드 체납은 취업 실패와 이혼 등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 부채’ 문제를 상·하 시리즈로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사회에서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할 20~30대 한인들이 빚으로 인해 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빚을 지게 된 사유도 각양각색이다. 지난해 법대를 졸업한 뒤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딴 김(28)모씨. 3년간 법대 학비를 융자받아 진 빚이 12만 달러인 김씨는 아직까지 무직이다.
정작 변호사 자격증을 땄지만 아직까지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연봉을 제시하는 법률회사가 없다. 그렇다고 거의 최저임금 수준인 검사로 일하기엔 지금까지 고생한 3년이 너무 아쉽다. 김씨는 “로스쿨 졸업생 가운데 실제로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이 보장되는 학생은 10%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유학생 출신인 이(31)모씨는 지난 1999년 한국에 있는 부모의 경제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지원이 끊기자 크레딧카드로 약 2만 달러의 부채를 안게 됐다. 그 후 무려 7년이 지난 오늘, 이씨는 당시 쌓이기 시작한 빚을 아직까지 청산하지 못하고 매달 ‘크레딧카드 고지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3년 전 결혼한 박(33)모씨의 생활고는 상당수 한인들이 공감하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결혼 전만 하더라도 빚이 없었던 박씨는 결혼비용으로 3만 달러를 아내와 함께 은행으로부터 융자받았다. ‘맞벌이를 하면 3만 달러는 금방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혼부부의 집념도 잠시. 결혼 후 1년 만에 아내가 출산하면서 박씨 부부의 빚은 줄기는커녕, 늘어만 가고 있다.
박씨는 “아내가 아이를 낳은 뒤 일을 하지 못해 수입의 상당수가 줄어든 상태에서 본인의 월급만으로는 아이의 양육비를 감당하기에도 벅차다”며 “요즘은 부모가 돈이 없으면 거의 대부분의 20~30대는 빚더미에 시달리는 시대인 것 같다”고 개탄했다.
이와 같은 빚 고통에 살아가는 이들은 전국적으로 약 300만 명에 달한다. 크레딧 리포팅회사인 ‘익스페리언’에 따르면 20대의 약 65%가 빚을 안고 살고 있다.박씨는 “아버지 혼자서 벌어 오시는 돈으로 3남매를 키우신 부모님이 존경스럽다”며 “하루하루를 전쟁터에서 시달리고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있는 반면, 연말 보너스로 60만 달러를 받는 20대도 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세상이 참으로 어둡게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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