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007년 달력의 첫 번째 장을 떼어내지 않았으니 새해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대학에 다니는 조카 그레이스와 카니의 새해 소망 중 으뜸은 물론 학업에 매진, 좋은 성적을 받는 것. 하지만 예년과 변함없이 그들의 새해 소망에는 살도 좀 빼고 예뻐지는 것이 들어 있다.
아주 평범한 그레이스와 카니가 그러한데 이를 새해 소망으로 삼은 10대 소녀들이 적지 않으리라.
지난해 9월 USA투데이에는 ‘마른 모델들이 몸매에 대한 소녀들의 이미지를 왜곡시키고 있지 않는가?’란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페데리크 반 델 왈은 미국 란제리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빅토리아 시크릿( Victoria’s secret) 모델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한 패션쇼에 참석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무대 위를 걷는 모델들이 수년 전보다 너무 말라 보였기 때문이었다.
신문은 패션쇼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 한 가지 걱정거리가 떠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다수 패션쇼 관람객들은 감수성이 예민한 젊은 여성들. 그의 걱정은 비정상적으로 마른 모델들의 몸매가 이들에게 몸매에 대한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심리학자들과 식욕이상 전문가들도 반 델 왈과 똑같은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패션업계가 여성 특히 어린 소녀들에게 위험할 정도로 마른 몸매를 가질 것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패션쇼 무대를 장식하는 모델들의 평균 나이는 16~17세이며 평균 키는 5피트10~11인치다. 평균 몸무게는 120~124파운드.
이에 대해 신문에 인용된 세계를 순회하며 주요 패션쇼를 주관하고 있는 ‘피즐즈 레볼루션’사의 켈리 컷로운은 “모델들이 예년보다 결코 마르지 않았다. 옷은 마른 사람들이 입었을 때 더욱 맵시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 모델들은 태생적으로 말라깽이다. 다른 신체와 비교했을 때 놀라운 정도로 긴 다리를 가졌다. 이들은 자연의 변종”이라고 덧붙였다. 하면서 젊은 여성들에게 이들과 자신들을 비교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컷로운의 조언은 쉽게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TV 광고, 잡지 등 미디어에는 마른 모델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요즘의 소녀들은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서 말라야 된다는 메시지에 세뇌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소녀들은 이들을 보면서 커서 마르고 섹시한 몸매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수밖에 없다.
10대 소녀 6,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여론 조사 결과다. 패션 잡지를 자주 접하는 소녀들은 자신의 몸매를 초라하게 생각, 정신적인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브라질에서 21세의 모델 아나 카롤리나 레스톤이 거식증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브라질 패션업계에서 ‘말라깽이’ 모델 퇴출 논쟁이 벌어졌다. 유럽에 이어 미국 패션업계서 잠깐 이들의 퇴출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엿보였으나 이것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성들이 호리호리하고 예쁘게 보이려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사회는 좋은 일을 한 여성보다 좋게 보이는 여성을 더 많이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유명세를 타는 여성들은 주로 말랐고 예쁜 용모를 가진 사람들로 상대적으로 사회에 현실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여성들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레이스와 카니는 심리학 전문가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이 좋을 성 싶다. “소녀들이 예쁘고 섹시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황동휘> 국제부 부장대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