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원이 발표한 서울의 행복지수가 세계 10개 대도시 중 최하위로 조사돼 서울시민들의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이 1등에, 미국의 뉴욕이 3등을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 베이징과 동경이 서울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조사 결과 특히 한국인의 장점으로 여겨온 공동생활과 밤거리 치안조차 낮은 점수를 받아 상당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흔히 미국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큰 불만 가운데 공통점은 밤에 마음 놓고 거리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이 시민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도록 치안 하나도 제대로 유지 못하느냐는 조롱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말들도 자신 있게 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가 지난 수 십 년 동안 놀라운 발전은 이룩했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과는 동떨어진 난개발 팽창으로 치안에도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한국을 방문하지 않은 한인들이 지금 서울에 간다면 과거 서울 거리와 다른 것을 발견할 것이다. 특히 서울의 번화가 골목마다 이상한 간판이 눈에 거슬리는 색깔로 흔하게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 24시간 남성전용 사우나 또는 안마 선전 간판이다. 약간 어두워지면 청년들이 지나 가는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접근한다. 거리에서 사우나나 안마를 선전하지만 속내는 성매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 2004년 9월 정부는 성매매 금지법을 통과시킨 후 대대적인 집창촌 폐쇄 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성매매를 근절시킨다는 뜻으로 시작 되었지만 그 업에 종사하는 직업여성들에 대한 취업과 교육 등 세심한 대책은 미미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한 집창촌의 붕괴로 직업여성들이 도심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한 사회단체는 이 직업여성의 30%는 해외로 진출했다는 통계치를 발표했다. 작년 미국 언론에 집중 조명을 받았던 원정 성매매도 한국의 성매매 법 단속으로 직업여성을 해외로 내몰면서 파생된 일이다. 결국 그런 우려가 한국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번화한 도시의 중심가는 물론 일반 주택지역과 학교 주변까지 침투하여 이젠 한국이 안마 공화국으로 변하고 있다. 이젠 약국보다 안마가 더 많다고 시민들은 걱정한다.
한국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이라면 대부분 서울 강남을 꼽는다. 아파트도 가장 비싸고, 교육 학군도 제일 좋고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고층 빌딩숲은 뉴욕의 월 스트리트처럼 가히 한국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강남 거리도 강남역, 르네상스 호텔, 선릉역, 삼성동 4거리를 중심으로 사우나와 안마가 성황이라고 한국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말죽거리 신화와 타워 팰리스로 상징되는 강남에 안마 간판까지 가세하고 있다.
강준만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강남을 오늘 한국의 원동력으로 생각하면서 또한 재앙적인 측면도 강조했다. 강남을 한국의 세수하지 않은 얼굴 또는 화장하지 않은 얼굴이라고 했다. 결국 강남은 어떻게 변화되느냐에 따라 저주의 땅으로 아니면 축복의 땅으로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강남이 사우나와 안마의 거리로 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와 공급이 있기 때문이다. 즉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이 있다는 뜻이다. 강남 거리의 퇴폐적인 변화는 옛 강남의 흔적을 더욱 그립게 만들고 있다.
<김동열>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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