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목사는 처방약 병에 든 5, 10달러 지폐가 거동도 못해 굶어죽을 수밖에 없는 북한 주민을 살리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신효섭 기자>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빵”
“허기진 배부터 달래주자”
처방약병에 돈 넣어 전달
사랑의 약병 캠페인 전개
박영선 목사가 지난 1월 페니선교회가 운영하는 북한의 함경북도 중현리 빵공장에 갔을 때다. 박 목사를 태운 지프차가 어린 형제를 지나치려던 참이었다. 두 형제가 손에 꿩 한 마리를 흔들며 온 힘을 다해 지프차를 쫓아왔다.
잡은 꿩을 팔려는 거라고 차에 동승했던 빵공장 직원이 박 목사에게 알려줬다. 박 목사는 주머니에서 중국 돈 100원(약 12달러)을 꺼냈다. 그런데 직원이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지금 꿩을 사줘도 지프차 뒤에 따라오는 북한 감시원이 꿩과 돈을 다 뺏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두 형제는 뒤따라오던 감시원 차를 피해 숲 속으로 숨었다.
그때 박 목사는 처방약 병을 떠올렸다고 한다. 형제를 돕지 못한 게 후회될 때였다. 처방약 병에 중국 지폐를 넣어 다니다가 아이들에게 던져주면 감시원의 눈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약병에는 물이 들어가지 않아 돈이 젖을 염려도 없다.
그 이후 박 목사는 주머니에 중국 돈 50원이나 100원을 말아 넣은 약병을 주머니에 몇 개씩 넣어 다닌다. 언제 그 약병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배고픈 아이 손에 약병을 쥐어주기도 하고, 차 타고 가다가 약병을 휙 던지기도 한다고.
그리고 그 약병을 페니를 모으는 저금통으로 선교를 하는 페니선교회의 상징물에 더했다. 사랑의 약병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배고픈 사람에게 생선을 주기보다는 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낫지 않냐고 박 목사에게 물었다. 낚시조차 할 수 없는 사람에게만 약병을 쥐어주는 거라고 답한다.
“거동도 못하는 사람은 굶어죽을 수밖에 없는 게 북한의 현실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중국 돈을 쥐어주면 허기를 해결해주는 방법을 찾을 수 있죠.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전달하는 비상약인 셈입니다.”
박 목사는 1999년 문을 연 빵공장 옆에 오병급식소를 곧 시작한다. 상이 군인 100명 정도에게 점심 한끼를 공급해주는 곳이다. 4월에 북한에 들어가 급식소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빵공장은 3,000명을 먹이고 있다.
박 목사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 등에게 혜택이 돌아가므로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문의 (562)882-9496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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