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열면 세상이 보인다’
▶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중학생 딸 하나를 둔 중년의 남자가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부인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딸아이가 간호를 합니다.
수술 직전이던가요? ‘지금 누가 가장 보고 싶으냐?고 묻자 이 남자,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 싶다‘고 서럽게 웁니다. 딸아이를 옆에 두고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우는 아버지. 오래전 TV 다큐멘타리를 통해서 보았던 그 장면이 언제나 잊혀지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엄마(Mother)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자궁회귀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물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지요. 또한 모든 인간은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젖 먹던 기억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작가 최인호는 아예 이렇게 말합니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고. 이 말은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를 회상하며 쓴 작품의 이름이기도 합니다만 정말 맞는 말입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는 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가요? 사람들은 어머니들이 정치를 하면 이 땅의 대립과 갈등과 폭력과 전쟁은 남자가 정치를 하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자녀를 낳아 길러 시집, 장가를 보낸 어른들에게 어머니에 대하여 물으면 이렇게 대답한다고 합니다. ‘우리 엄마를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 그 어려운 때에 우리들을 어떻게 키우셨는지...“
작가의 어머니는 열여덟 나이에 신학문을 공부한 열아홉 총각에게 시집을 와 신식 양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남편 옆에 서서 꿈같은 신혼시절의 사진을 찍는 것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결혼 생활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모르고 수줍고 앳된 표정으로 사진을 찍은 새색시는 그 후 아홉 남매를 낳아 그중 셋은 먼저 보내고 인생의 황금기는 전쟁으로 말미암아 평양에서 부산까지 피난생활로 보내게 됩니다.
그마저 마흔 여덟의 나이에 남편을 잃은 작가의 어머니는 하숙을 치며 여섯 남매를 키우게 됩니다. 작가는 그 어머니와 겪었던 기쁘고도 슬픈 이야기들을 우리들에게 들려줍니다.
때로는 어머니와 갈등하고 반목하며 자랐던 숨기고 싶은 이야기들까지 고해성사를 하듯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마치 어머니 앞에서 숨길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말입니다.
언제이던가요? 한국의 시골 농촌으로 여름봉사 활동을 나갔을 때 일입니다. 그 동네에 거의 매일같이 누워 지내는 분이 계시다는 말을 듣고 의료팀과 함께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이불을 깔고 덮고 누워서 우리를 맞이합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자식이 열둘인데, 달마다 산달 아닌 달이 없어서 매일 눕다시피 생활한다는 것입니다.
‘자식들은 다 어디 갔느냐?’고 했더니 ‘모두 장성하여 서울에 올라가 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누워만 계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그래도 철마다 열두 명이나 되는 자식들에게 간장, 된장, 고추장, 마른반찬과 쌀을 보낼 때가 되면 어디서 힘이 나는지 일어나 그것들을 싸는 재미에 산다며 해맑게 웃으십니다.
자식 먼저 보내고 미치지 않는 부모 없지만 부모 먼저 보내고 미치는 자식은 없다고 하지요. 어머니는 죽지 않습니다.
어머니에게 어떻게 하고 살고 계신지요? 한국인이라면 ‘어버이 살아실 제 섬김을 다하여라’는 말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5월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은혜를 생각하며 섬김을 다하시고 먼저 부모님을 보내신 분들은 가족들에게 섬김을 다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무병장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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