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전 성지순례를 통해 중동의 수천년 역사의 증거를 새삼 눈여겨보는 기회를 가졌다. 성경에 있는 사건과 역사적인 유물을 사실로 확인할 수 있는 감동적인 기회이자 과거와 미래를 생 각할 수 있는 귀중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지금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중동사태는 그 뿌리가 5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원조로 여겨지는 다윗이 돌팔매로 블레셋(지금의 팔레스타인의 조상)의 거인 골리앗을 쳐서 이긴 이래로 지금까지 갈등과 살육전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중동의 사람들은 유대인이건, 아랍인이건 모두 수천년의 과거 역사를 되풀이 하면서 살고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가 글로벌시대로 발전하고 있을 때 아랍사람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역 사 속에 묻혀 싸우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성지순례를 가면 제일 많이 보는 민족이 한국 사람이다. 미국에서 간 한인들과 한국에서 온 한국인 관광객과 순례자가 없다면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관광산업은 당장 위기에 처할 것 같다. 요즘은 남미와 유럽관광에도 한국인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인의 경제적인 여유가 현저히 나아졌음을 볼 수 있어 기쁜 일이다.
그런데 관광을 통해 과거에 집착하고 과거를 찬양하는데 그쳐서는 안 되겠다. 유럽을 보라. 노인과 역사적 유물 속에 살아가는 지역이 많다. 새로운 것이 없다. 침체 속에서 우울증 밖에 남는 것이 없다. 컴퓨터 기술 산업과 제조업이 왕성한 미래지향적인 나라와는 대조적이다.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보면 대화중에 걸핏하면 자기가 옛날 한국에서는 대단한 사람이었던 양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옛날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 보다 더욱 귀중한 것은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정열과 비전이다. 모여 앉아서 옛날로 되돌아가 위로하기 보다는 우리와 후손들의 장래를 내다보면서 열변을 토했으면 더욱 좋겠다.
암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죽음을 내다보면서 갖는 태도도 여러 가지이다. 한인들은 대부분 교회 일에 열심이고 믿음이 좋다고 하는데도 ‘암이다’ 판정이 나면 예외 없이 울고불고 법석이기 마련이다. 반면 일 년에 몇 번 주일예배에 참석할 정도인 백인 환자 들은 오히려 대개 조용히 죽음을 잘 받아드린다.
“하나님의 때가 온 것 같습니다” 혹은 “하나님이 부르면 응답해야지요”하며 이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의 나라로 가는 소망을 보여 준다. 몸에 배인 믿음이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소망 속에 삶과 죽음의 연속을 느끼게 한다.
목사인 아들이 넉달 전 워싱턴의 조지타운대학에서 열린 종교토론에 기독교 대표로 참석하였다. 그는 기독교가 유대교나 이슬람교와 구별되는 점으로 기독교에는 이들 종교에 없는 구원의 약속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미래를 약속하고 믿는 것이 크리스천이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살아야한다. 우리 모두가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도록 다짐해야겠다.
권영조 / 암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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