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가수 비가 ‘태양을 피하는 법’이란 노래를 부를 때, 그 당시 한국에 있던 많은 아줌마들처럼 나 역시 비의 춤을 신기해하던 기억이 새롭다. 오늘은 하와이에서 일 년 내내 너무도 풍부한 태양빛을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의 삶은, 아니 지구상의 모든 삶은 태양이 지배한다.
태양은 온갖 삼라만상을 먹이고 키운다.
낮을 대표하는 태양빛이 부족하면 멜라토닌이 정상적으로 작용을 할 수 없어 밤에 숙면을 취할 수도 없고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으로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햇볕이 귀한 북구에서는 계절성 우울증(Seasonal Depression)이라고 특히 겨울철에 우울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따라서 자살율도 증가한다. 이들의 치료법은 뭘까?
바로 햇볕을 쬐어주는 것이다. 커다란 상자 같은 태양빛을 내뿜는 램프를 집에 설치하거나 들고 다니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램프를 쬐는 것이다.
시애틀 정도만 되어도 병원 식당 같은 곳에서 이 휴대용 램프를 켜놓고 식사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우울증은 신기하게도 봄이 되면 싹 가신다. 그러나 이 우울증이 진짜 환자들을 열 받게 하는 건 봄이 되어 우울증이 호전된 이후이다.
우울증에 걸렸으면 하다못해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라도 줄어주면 좋으련만 세상 살맛은 전혀 없어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데 식욕은 안녕무사하고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음식들도 풍부하니 오로지 존재의 의미를 먹는 데서 찾듯이 먹게 되어 살이 아주 밉게 찐다.
그래서 햇볕이 풍부해진 날씨에 드러나는 불어난 체중이 다시 환자들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또 아기가 태어난 후에 생기는 신생아 황달도 태양빛을 쬐어주면 가시고 우리가 잘 아는 비타민 D도 태양빛을 받아야 합성된다고 하지 않는가.
이렇게 일일이 꼽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태양이지만 인간, 특히 피부 노화의 제일 큰 주범이 바로 태양빛이라는 사실에 이르면 이 기막힌 모순이 차라리 우주의 섭리라는 자못 엄숙한 기분마저 들게 된다.
‘과유불급’이라고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뜻이거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햇볕을 얻는 대신 인생의 노화를 담보로 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아닐런지......
우선 가끔 햇볕을 쬐어 주어야 건강하다고, 뼈에 좋다고 아무런 방비 없이 노인 분들이나 갓난아기를 대동한 젊은 부부들이 공원에서 일광욕을 하는 경우를 보는데 결론적으로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이나 사시사철 햇볕이 넘치는 하와이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아무리 피하려 애를 써도 막을 수 없는 태양빛만으로도 우리 건강에 필요한 빛을 이미 초과해서 흡수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 건강해 보이는 구릿빛 피부도 하와이에 살다보면 필연적으로 생기기 마련이어서 굳이 인체에 해가 있는지 없는지 제대로 검증이 안 된 인조 썬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금은 오로지 태양을 피하는 법이 피부건강의 지름길이 된 것이다.
문의 292-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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