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가장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던 4일 저녁.
원주 카리타스 복지재단 김데레사 회장은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40대의 여성은 자신을 “성 정 바오로 한인성당 예비자 교리반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한 후 “3년 전부터 원주 카리타스 복지재단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생활에 바쁘다보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다 이번에야 성금을 전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1시간 후 김리나 씨(훼어팩스 스테이션 거주)를 직접 만나 성금 봉투를 받은 김 회장은 2만 달러가 적힌 수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복지재단이 받은 기부금 중 개인 단일 액수로는 가장 컸기 때문.
김씨는 “자폐증을 갖고 있는 19세 아들이 학교에서 폭력사고로 여러 번 퇴학을 당했다”며 자신의 아픈 가정사를 털어놓았다. “툭하면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 수갑에 채워져 위험인물이니 병원에 보내야 한다며 경찰의 승인사인을 요구받았던 이로서 엄마들의 아픈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최기식 신부님께서 3년 전 이곳에 오셔서 버려진 장애아들이 생활하고 있는 시설을 소개할 때 감동을 받아 언젠가는 꼭 장애아 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남편 에릭 손씨와 상의, 부부가 1만 달러씩 2만달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30여년째 워싱턴에 거주하며 정부 조달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손씨 부부는 내년에 아들과 함께 원주 천사들의 집 방문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데레사 복지재단 회장으로부터 5일 성금전달을 보고받은 복지재단 이사장 곽호인 신부는 “자기가 가진 것을 선뜻 내놓는 게 쉽지 않은데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해 거금을 희사한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마음이 한겨울 추위를 녹이게 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들 부부 외에도 지난 일요일 미사 후 익명의 교우가 2천 달러를 불우이웃 돕기 로, 지난달에는 독거 노인 겨울나기 성금으로 3,300달러의 성금이 익명으로 접수됐다”면서 “불경기라 남을 생각할 여유가 없을 텐데도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흐뭇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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