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 ‘변화’적격자 누구
이라크전 등 상반된 정책노선
“중도파 표심 잡는자가 승리”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46)이 3일 대선후보 지명을 확정지으면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71)과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선후보라는 신화를 일궈낸 오바마 후보는 이제 노예제를 경험한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꿈에 도전한다.
베트남전의 참전영웅으로, 전형적인 미국의 애국자 이미지를 구현해 온 존 매케인 후보 역시 기존 워싱턴 정치문화에 동화될 수 없는 개성을 토대로 자신의 집권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승계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 둘의 대결은 강경하고 일방적인 외교정책으로 인해 ‘오만한 미국’이라는 비난을 샀던 부시 정부 8년의 뒤를 이을 차세대 리더십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도 미국 역사의 시기를 가르는 ‘역사적 선거’(historical election)의 성격을 띤다는 것이 상당수 정치학자 및 평론가들의 지적이다.
▲‘변화’는 시대적 과제
4일 AP통신에 따르면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부시 시대와의 차별화와 변화다.
매케인 후보는 3일 뉴올리언스에서 “누가 이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이 나라가 가는 방향은 극적으로 달라지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그 변화가 옳으냐 그르냐 또는 앞으로 나아가느냐 뒤로 가느냐의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후보는 같은 날 미네소타에서 “부시 대통령의 정책과 단절을 시도하는 매케인 후보나 내세울 수 있는 말들은 가지각색일 수 있다”며 “그러나 변화는 그 안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두 후보, 향후 노선은 수렴 가능성
노령의 백인 매케인과 여전히 40대인 흑인 오바마 후보의 성향과 이력은 어느 것 하나 대척점에 놓이지 않은 것이 없다.
매케인이 보수주의자라면 오바마는 자유주의자다. 매케인 후보는 이라크 주둔을 지지하는 강경 매파에 속하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다. 낙태를 반대하고 학교 선택의 자유를 옹호하며 정부 예산의 낭비에 비판적이다.
반면 오바마 후보는 이라크전을 반대하고 조속한 철군을 지지한다. 낙태를 지지하며 부시 정부의 투자에 대한 감세 연장과 사회복지제도의 민영화에 부정적이다.
하지만 지난 4월 AP와 야후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3분의1이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밝힌 반면 4분의1에 밑도는 이들이 스스로 자유주의자, 나머지는 중도라고 밝힌 점은 향후 대선 구도와 관련해 주목할 대목이다. 결국 중도파의 표심을 잡는 쪽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40대 흑인, 백악관 입성 가능할까
흑인이면서 기존 워싱턴 정치와의 차별화를 내세운 오바마 후보가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미국 정치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백악관 입성이 또 다른 정치혁명을 실현하게 될 것임은 물론이다.
AFP 통신은 여태까지 정면으로 다뤄지지 않은 인종 이슈가 본선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게 될 경우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 후보와 싸웠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승리했던 지역이 대부분 공화당 우세 지역임을 감안할 때 오바마 후보에게 불리한 판세인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대통령 선거 향후 일정
민주-공화 8, 9월 전대서 후보 추대
11월4일 국민투표로 선거인단 선출
▲ 전당대회 및 선거일
민주당은 오는 8월25일부터 28일까지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오바마를 공식 후보로 지명하게 되며, 공화당은 9월1일부터 4일까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매케인을 후보로 추대한다.
미국 대선은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로 치러진다.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주별로 배정돼 있는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을 선출하고 그 선거인단이 12월에 대통령과 부통령을 뽑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대선일은 국민이 투표에 임하는 날을 통상 지칭한다. 법정 선거일은 ‘11월 첫째 월요일 후 첫 화요일’이라는 규정에 따라 올해는 11월4일 실시된다.
투표는 동부 뉴햄프셔 딕스빌 노치에서 시작돼 하와이와 알래스카에서 종료된다.
▲선거인단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 수는 538명으로, 각 주별로 상원의원(100명)과 하원의원 (435명)수를 합한 수만큼 선거인단이 배분되며 여기에 특별행정구역인 워싱턴 DC의 선거인단 3명이 추가된다.
주별 선거인단 수는 캘리포니아주(55명)가 가장 많고 텍사스주(34명)와 뉴욕주(31명), 플로리다주(27명), 일리노이주, 펜실베니아주(각 21명) 등의 순이다.
특히 각 후보의 주별 선거인단 배분은 득표수가 한 표라도 더 많은 후보가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택하고 있다.
대선후보가 자력으로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매직넘버’는 270명. 11월4일에 선출된 선거인단들은 12월 둘째 수요일 다음 첫째 월요일’인 12월15일에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선거인단들은 자신이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후보를 미리 밝히기 때문에 이 날 투표는 통과의례일 뿐이며 차기 대통령은 사실상 11월의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에서 결정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