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9일 미국 경제가 다시 불안한 조짐을 보이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경제란 말이야, 바보야!’를 내걸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오바마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경선포기 선언 이후 처음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본격적으로 본선 유세에 나서면서 앞으로 2주 동안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경제문제를 가장 먼저 기치로 내걸었다.
오바마가 경제문제를 가장 먼저 치고 나오는 것은 오는 11월 본선을 앞두고 지난 6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선까지 치솟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400달러 가까이 폭락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그리고 현 정부인 부시 행정부를 경제실정을 공격하고 매케인을 부시 3기가 될 것이라고 공격하는데 현재의 경제상황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것도 오바마 진영에서 경제이슈를 전면 부각시키고 있는 중요한 이유다.
그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시(市)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매케인 후보를 싸잡아 미국에서 역사에서 재정적 문제에서 가장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비판하고 매케인의 경제정책의 핵심은 부시 정책을 큰 소리로 지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또 매케인 후보를 향해 그는 스스로 재정 문제에서 보수주의자라고 부르고 선거 유세에서 정부지출에 매우 비판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거대기업에 대한 세금감면과 이라크 영구주둔을 위해 수천억달러의 예산을 쓰는데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다며 그런 정책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빚더미를 유산으로 남겨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유세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경선에서 중도 포기한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부부를 포함해 900여명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는 이날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루빈과 함께 일했던 제이슨 퍼먼(37)을 경제정책담당 국장으로 임명, 경제보좌진을 대폭 강화했다.
퍼먼은 경제와 예산문제 전문가로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최근까지 일했고 그곳에서 루빈 전 장관이 만든 민주당과 연계된 경제정책연구모임인 해밀턴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매케인과 공화당 진영에서도 마냥 당하지만은 않았다.
매케인 진영에서는 이날 오바마의 정책은 세금인상으로 이어진다며 미국 경제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고 반격했다.
매케인의 대변인인 터커 바운즈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바마는 사회보장세, 자본이득세, 배당세 등의 각종 세금을 높게 올릴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세금을 높게 부과할 것이라며 오바마는 94번이나 세금을 인상하는 법안에 찬성했다고 지적했다.
바운즈는 또 오바마는 미국 경제를 이해도 못한다. 그런 변화를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웹사이트에 오바마의 선거슬로건인 `우리는 변화를 믿는다(Change We Can Believe In.)’에 맞서 `우리는 그런 변화는 용납할 수 없다(The Change We Can’t Afford)’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앞서 오바마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미국에서 발이나 다름없는 생활 필수품인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마저 두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자전거를 타고 시카고 시내를 다니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AP통신과 폭스뉴스 등 미 언론들도 오바마가 경제이슈를 전면에 내세우고 매케인 공격에 나서자 청바지와 반판 T셔츠, 헬멧을 착용하고 자전거에 탄 모습을 찍은 그의 사진을 게재했다.
한편 민주당 대통령후보였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선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상기시키기 위해 만들었던 `경제란 말이야 바보야’라는 슬로건은 쿠웨이트와 이라크 전쟁 승리로 인기 절정이었던 현직 대통령(아버지 부시)을 겨냥해 경제정책의 실패를 부각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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