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고유가로 인해 미국 사회 전반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특히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한 외곽 지역의 집값이 많이 하락하고 있다.
또 교인들을 실어날라야 하는 종교단체들도 운송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소와 말을 싣고 먼 거리를 오가며 경기해야 하는 로데오 역시 고유가의 직격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계속..외곽 하락세 두드러져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기름값이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도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외곽 지역의 주택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캘리포니아지역의 주택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퀵 정보 시스템스’에 따르면 지난 5월중 캘리포니아주 남부 6개 카운티에서 거래된 주택들의 평균 가격은 3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만5천 달러에 비해 무려 27%가량 떨어졌으며, 이는 198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의 낙폭이다.
지역별로 보면 LA카운티의 경우 평균 23%의 하락세를 기록했으나 같은 카운티라고 해도 LA 도심에서 떨어진 팜데일 지역은 42%, 랭카스터 지역은 38%나 떨어지는 등 1년 사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또 평균 31%가 떨어진 샌버나디노카운티 역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길에 있는 빅토빌 지역은 43%나 폭락했다.
가격 하락폭이 두드러진 이들 지역은 과거 먼 거리의 출퇴근을 감수하고서라도 번듯한 집에서 살겠다는 이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곳이지만 이제는 감당키 어려운 고유가 때문에 구매의욕을 감소시켜 집값 폭락을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거래량이 다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택 소유자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5월중 거래 물량은 모두 1만6천917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9% 떨어졌지만 4월에 비해 8.3% 증가한 것으로, 최근 2개월 연속 전달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종교단체도 고유가에 휘청
각 종교 단체의 성직자와 교인들이 고유가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성직자들은 신자들을 교회로 끌어모으기 위해 운영해온 버스나 트럭의 유지비가 급등, 재정난을 겪고 있으며 평소 자가용을 이용하던 신자들은 비싼 기름값을 감내하기 힘들어 예배에 참석하는 횟수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LA시내 에초파크에서 활동중인 매튜 바넷 목사의 경우 교인들을 교회로 나르고 빈민 구제활동과 청소년들의 야외활동 등을 위한 버스와 트럭 운영비로 매주 평균 1만1천 달러를 써야하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교회의 재정을 담당하는 이들은 영상 설교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조언하고 있지만 바넷 목사는 하느님의 일을 하는데 있어 힘든 시기는 있다. 아무리 휘발유값이 오르더라도 긍정적인 자세로 기존의 자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설득하고 있다.
남가주 이슬람 센터는 하루 5차례의 예배에 참석하던 이들의 수가 급격히 줄었으며, 이는 고유가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이곳에서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아흐메드 모하메드는 상당수 교인들이 기름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하루에 2~3번씩만 찾는 일이 잦아지고 있으며, 어떤 때에는 그보다 더 적게 방문한다면서 과거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고 밝혔다.
또 조지아주 스넬빌에 있는 제일침례교회 측은 최근 부흥회를 개최하면서 많은 참석자를 유도하기 위해 2명을 추첨, 500 달러짜리 주유카드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었고, 오하이오주 밸리시티 복음루터교회의 무라와스키 목사는 지난주 예배에서 자동차 운행을 줄여야 하지만 교회로의 운행은 예외임을 강조했다.
◇로데오 경기수도 줄일 판
길들이지 않은 소와 말의 등에 올라가 로데오 경기를 하는 카우보이들에게 최근 급상승하는 기름값은 악몽과 같다. 마소를 대형 트럭에 싣고 장소를 옮겨가며 경기를 해야 하는 주최측으로서는 늘어나는 경비를 부담하기가 점점 어려워 경기 수를 줄여야 할 판이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샌타 마리아에서 열렸던 로데오 경기의 경우 주최측은 평소 150명 가량 출전시키던 것을 20% 정도 줄인 120명 가량만 출전케 했는데, 갤런당 5 달러가 넘는 경유값을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경기가 열리는 곳을 찾아가야 하는 카우보이들도 가능하면 거주지 인근에서 열리는 대회에만 참가하거나 차를 몰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보다 오히려 싸게 먹히는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다.
카우보이들은 특히 자신의 말을 수송한 뒤 경기해야 하는 송아지 옭아매기, 황소 겨루기 등은 가능하면 삼가거나 다른 출전자들과 경비를 분담하는 대책을 마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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