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사상 최고치에 달한 유가 부담에 미국의 올해 휘발유 소비가 1980년대 오일쇼크 이후 17년만에 처음 감소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지난 10년간 휘발유 가격이 4배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의 법칙을 무시한 채 휘발유 소비를 늘려온 미국인들이 마침내 휘발유 가격 쇼크에 무릎을 꿇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1970년대말과 1980년대 초 이후 처음으로 미국인들의 주행거리가 줄고 있어 올해 미국의 휘발유 소비가 17년만에 처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970년대말에서 1980년대 초에 미국의 휘발유 소비는 연간 12%씩 감소했었다.
연구소는 올해 1.4분기 휘발유 수요는 작년 동기에 비해 1.3% 감소했다면서 휘발유 수요가 2005년부터 현격히 둔화하면서 작년에 정점을 쳤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휘발유 소비는 지난 25년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미니밴 등 유류 소비가 많은 차량에 대한 선호도와 갈수록 멀어지는 통근 거리 등으로 인해 40%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고유가의 고통이 피부로 느껴지면서 소비자들의 태도가 변해 SUV나 미니밴, 픽업트럭 등의 수요가 급감, 이들 차량의 판매 비중이 5월에는 44%로 떨어져 2001년 이후 처음 50% 밑으로 추락했다.
이 보고서의 공동 작성자인 애론 브래디는 2월말까지만 해도 50%를 넘었던 이들 차량의 판매 비중이 절벽에서 추락하듯이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또 미국인들이 대중교통이나 카풀을 많이 이용하고 불필요한 운행도 줄이는 등 차량 주행거리를 줄이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교통부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지난 4월 주행거리는 1년전보다 1.8% 줄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가계사정을 압박하는 정도도 이제 1980년대초의 오일쇼크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세후 소득에서 교통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1년에 4.5%에서 1998년에는 유가 하락과 함께 1.9%로까지 낮아졌으나 현재는 다시 4%대에 복귀했다.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는 1981년과 같은 수준의 경제적 고통을 겪으려면 휘발유 판매가가 갤런당 평균 4.23달러에 이르러야 한다면서 한때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휘발유 가격이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신문은 미국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8일 갤런당 4.08달러 가까이 이르러 이제 휘발유 소비를 한 세대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정도의 감소세로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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