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이름 같은 Fannie Mae 는 ‘연방 전국모기지연합’이라는 기관의 애칭이고 남자 이름인 Freddie Mac 은 ‘연방 주택모기지공사’의 약칭이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 때문에 주택시장이 붕괴되다시피 되었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주택 모기지 자금을 공급할 목적으로 1938년에 설립된 Fannie Mae 의 역사가 더 길다. 1968년까지는 Fannie Mae가 제2차 모기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그 해에 린든 존슨 대통령은 Fannie Mae 를 민간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후원하는 기업(GSE)으로 남아있게 된다. 1970년에 시장의 독점화를 막기 위해 또 하나의 GSE를 세운 것이 바로 Freddie Mac 이다.
이 두 회사는 개인 주주들의 소유이고 이사회와 중역들이 운영하지만 재정적으로는 연방정부의 보호를 받는 점에서 일반 회사들과 전혀 다르다. 연방정부의 보호 아래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재무성의 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특전이 있으며 주세와 지방세도 내지 않는다. 또 증권거래 위원단(SEC)의 감독도 받지 않는 특수기관이다. 이 두 회사의 자산은 미국 최대은행의 자산보다 45%가 많은 동시에 두 회사의 부채는 현 국가채무의 46%나 된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란 때문에 미국 제2차 모기지 시장의 90% 점유율을 가진 이 두 회사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 두 회사는 12조에 달하는 주택융자액의 반 가량을 소유하고 있거나 보증하고 있다.
이 두 GSE의 주나 채권을 외국 투자기관들이 많이 소유하고 있는 까닭에 그들의 재정위기는 세계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 소위 세계 금융체제 상의 위험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두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한 특별 입법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부시의 편이어야 할 공화당 의원들이 오히려 두 회사를 국유화하자고 강경세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Fannie Mae 와 Freddie Mac 이 개인회사로 남아있으면서 재정상의 위기를 정부가 해결해주면 결국은 그 회사들의 방만한 경영 때문에 닥치는 손실을 납세자들이 부담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그 두 회사들은 몇 몇 공화당 출신 간부들을 제외하고는 민주당 출신들의 재정적 안식처를 마련해온 것이라고 비난받아왔다. 재산이 얼마 안 되는 전직 관리들이 Fannie Mae 나 Freddie Mac 쪽으로 자리를 옮기면 당장 백만장자 서열에 들곤 하는 것을 비난하는 연방 의원들이 공화당 쪽에서 적지 않다. 일례로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장관직을 지낸 프랭크 레인스는 Fannie Mae의 CEO로 발탁되면서 보너스를 포함한 연봉이 300만 달러가 넘었었다. 몬데일 부통령 비서실장이던 제임스 존슨도 레인스 전임자로 1998년에는 연수입이 980만 달러나 되었다.
부시의 두 회사 안정입법에 대한 청문회에서 척 헤겔 네브라스카 상원의원(공화)이 두 회사의 위기에 대해 고액연봉을 받아온 임원들이나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할 것이 아닌가 라고 추궁했을 때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나는 희생양을 찾으려는 게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공화당이기는 하지만 폴슨이 골드만 삭스 투자은행의 CEO 시절 Fannie Mae 와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이번 개혁입법에도 민주당 쪽에 가깝다는 비난을 보수층으로부터 듣고 있다. Fannie Mae 의 전 CEO였던 존슨이 골드만 삭스 이사회의 보수결정 소위원회 위원장으로 당시 폴슨의 높은 연봉을 책정하는데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므로 있을 수도 있는 비난이다.
Fannie Mae 와 Freddie Mac 의 로비활동도 대단하다. 연방 의원들과 보좌진에게 줄을 대기 위해 숱한 돈을 쓴다. 2004년에는 2,600만 달러를 로비에 썼다고 보도되었다. 미국판 정경유착의 전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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