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문에 안찰 기도를 받다가 도중에 의식을 잃고 사망한 한인 10대 소녀의 사건이 보도되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예전에 시청한 비슷한 내용의 한국 르포 프로그램이 상기되었다. 그것은 한 평범한 가정의 딸아이가 복부에 물이 차오르는 병에 걸리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크리스천이라 소개된 그 아이의 부모는 병원에 딸아이를 데려가서 종합 검진과 치료를 받게 해야 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믿음으로 병이 나을 것이라며 그런 진료행위 자체를 거부하면서 몇 달, 아니 1년이 다 되도록 방치하였다.
보다 못한 주위 사람들이 아이를 강제로라도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하고, 부모는 자신들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분노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아이는 병과 아픈 마음에 괴로워 신음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 아이의 병이 병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기독교가 심하게 비난받게 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만 것이다. 그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보면서 성부, 성자, 성령은 모두 하나인데 그 한분을 믿는 우리의 생각은 왜 이리 다르며, 또 고난을 바라보는 방향도 어찌 이리 다른가 궁금했다.
이에 하나님께서 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고난을 허락하시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믿음을 갖고 고난을 겪는 것과, 믿음을 갖지 않고 고난을 겪는 것은 종이의 앞면과 뒷면 같다. 그 종이는 같은 종이여서 찢겨지게 돼도 똑같이 찢기고 물에 젖어도 똑같이 젖는다. 그러나 그 종이에는 분명 앞면과 뒷면이 있듯 고난을 바라보는 시각도 분명히 틀리다. 믿음을 갖고 고난을 격을 때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그 속에 있음을 믿고 인내하게 되고, 믿음을 갖지 않고 고난을 겪는다면 그야말로 지옥과 같은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다. 시각의 차이, 그 차이 하나만으로 인생은 하나님 안에서 지혜롭게도 되고 우둔하게 되기도 한다. 예수님께서는 분명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마귀를 쫓아주시고 죽은 자도 살려주셨지만, 성경 말씀을 자세히 보면 예수님께서 병을 고쳐주신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믿음, 즉 예수님이 메시아란 사실을 믿고 찾아온 그 믿음을 보시고 고쳐주신 것이다. 어떤 고침의 행위 이전에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아시고 고쳐 주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그저 초자연적인 기적에만 의존하여 신앙생활을 억지로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앞서 언급한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잘못된 믿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세상의 소리이다. 아이가 그토록 중병에 걸렸다면 부모 된 도리로 병원에 데려가 낫기를 기도하고, 자신들의 마음을 낮추어 아이를 살리기 위해 눈물로써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함이 마땅하다.
특히 한국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병고침을 얻은 후에 기적만 바라고 예수님의 십자가와는 상관도 없는 기복 신앙의 복음을 전파해 왔다. 하나님께서 진정 원하시는 순수 복음은 따를 마음이 없이, 기사와 표적만을 바라는 사람들의 기도를 하나님께서는 과연 응답해 주실까? 그 순수 복음이란 과거에 죄짓던 자신을 회개하고 이와 함께 자신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말한다. 이와 같은 삶이 이루어질 때 궁극적인 영생을 얻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오죽 답답했으면 기적적인 기도응답이라든지 기복 신앙에라도 매달렸겠는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생각은 틀린 생각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지가 바로 그 사람의 인생길이며, 또한 신앙생활이다. 때로는 옳고 그름의 판단이 불분명한 상황에서도, 할 수 있지만 안하는 것이 믿음이다. 우리가 진정 믿음이 있다면 ‘애매모호한 길을 가다가 비난받을 일’조차도 애초에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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